현대차, 인베스터 데이서 '현대 모터 웨이' 발표
장재훈 사장 "혁신 DNA로 전동화 선도"
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제공
현대자동차가 레거시(전통적) 완성차 업체로서 쌓아 온 역량과 브랜드 유산을 경쟁력 삼아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통합 모듈을 활용해 제조 원가를 낮추고,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던 기존 공장을 전기차 생산지로 탈바꿈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도 담았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2030년에는 글로벌 전기차 200만 대 판매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새로운 중장기 사업 전략 및 재무 계획을 발표했다. 전통 완성차 업체들과 미국의 테슬라, 중국 비야디(BYD) 등 신생 전기차 업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전동화 시장에서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강점을 최대한 살려 빠르게 전동화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는 구상이다.
"2030년, 글로벌 전기차 200만 대 판매"
왼쪽부터 데이비드 힐버트 기아 유럽권역본부 마케팅 디렉터, 수드 니핑 기아 유럽권역본부 상품&마케팅 담당, 정원정 기아 유럽권역본부장, 카림 하비브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장, 그레고리 기욤 기아유럽디자인센터장이 유럽향 '기아 EV9 GT 라인'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기아 제공
이날 행사에서 발표자로 나선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투자자들에게 기존의 유무형 자산을 활용한 효율성 증대에 무게를 둔 중장기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공개했다. ①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도입을 통한 생산 효율화 ②국내외 전기차 생산 역량 확대 ③배터리 관련 전 영역을 아우르는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되 기존의 브랜드 가치를 키워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게 정 사장 설명이다.
실제 이날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 목표를 올해 33만 대에 이어 2026년 94만 대, 2030년에는 200만 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 때 밝힌 2026년은 10만 대, 2030년대 13만 대과 비교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런 목표가 현실이 되면 2030년 주요 지역(미국·유럽·한국) 전기차 판매 비중은 53%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봤다.
현대차는 2025년 IMA가 도입되면 차급에 상관없이 공용 모듈 시스템 조합을 통해 차종을 개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는 E-GMP 기반인 아이오닉5와 내연기관 플랫폼을 쓰는 코나 일렉트릭은 모듈을 호환할 수 없지만 IMA 도입 후에는 모터와 배터리는 물론 인버터, 자율주행 등 핵심 전략 모듈을 공유할 수 있다.
"10년간 배터리 부문 9.5조 투입"
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제공
또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서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혼류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 사장은 "현재 내연기관차를 생산 중인 울산과 충남 아산공장을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하는 데는 한 달 정도가 걸린다"며 혼류 생산이 신규 공장 건설보다 시간·비용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역량 강화는 물론,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개발 등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배터리 기업으로 시작해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기업으로 거듭난 중국 BYD의 밸류체인 구축 모델을 한국에서도 갖춰보겠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10년 동안 9조5,000억 원을 투입해 선행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배터리 전문 업체, 스타트업, 학계 등과의 외부 협업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라고 했다.
장 사장은 "현대 모터 웨이는 현대차 임직원들이 정립한 '혁신 DNA'가 구체화한 모습으로, 새롭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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