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미 경상수지 흑자폭 역대 최대
승용차 수출 호조에 상품수지 개선
중국, 반도체 수출 부진에 적자 전환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더욱 확대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대(對)중국 경상수지는 21년 만에 처음 적자를 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는 677억9,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도(+455억4,000만 달러)에 달성한 역대 1위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승용차 수출 호조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역대 최고치로 올라선 결과다. 수출 화물운임 증가로 서비스수지 적자는 17년 만에 최소 규모로 줄었고, 미국으로부터의 배당수입 증가로 본원소득수지 역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는 마이너스(-) 77억8,000만 달러로 2001년(-7억6,000만 달러) 이후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2020년 대미국 경상수지가 중국을 앞지른 이후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양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크게 줄어든 반면 원자재 수입 증가로 상품수지가 100억 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한 탓이 컸다. 수입품의 운송비 지급이 늘어나면서 서비스수지도 적자 전환했고,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입 감소로 흑자폭을 줄였다.
그런데 우리 국민이 중국에 직접투자한 규모는 역대 1위인 72억9,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2013년 이후 9년 만의 최대치다. 한은은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의 직접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쪽에서 중국 시장 확대 의지가 여전한 것으로 안다. 불확실성은 있지만 향후 중국이 반도체 수요를 회복하면 관련 투자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 밖에 일본과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석유제품, 화공품 등의 수출이 늘면서 경상수지가 각각 적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흑자 전환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가장 큰 동남아(+802억3,000만 달러), 그리고 중동, 중남미의 경우 원자재 수입이 증가하면서 경상수지가 악화했다. 원유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중동 경상수지(-880억5,000만 달러)는 2013년 이후 적자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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