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가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20세 이상 인구 중 고혈압 환자는 1,374만 명(유병률 27.7%)이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20세 이상에서 고혈압 환자는 29%로 3명중 1명꼴이지만 치료율은 63%, 조절률은 47%에 그치고 있다.
김광일 대한고혈압학회 정책이사(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는 "생활 습관 변화와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고혈압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젊은 층의 고혈압 증가와 코로나19 유행으로 운동 부족, 비만 인구 증가로 인한 만성질환 우려에도 관심과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혈압은 전 세계적으로 조기 사망의 주원인으로 국내 성인의 34%가 고혈압 증상이 있고 고혈압 환자의 28.7%는 자신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간과하기 쉽지만 두통과 어지러움, 어느 순간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린다거나 이명, 평소에 없던 코피가 나거나 시력 변화가 생기거나, 손발이 붓거나 저린 증상 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고혈압을 의심해야 한다.
심장이 펌프질을 통해 각 장기로 혈액을 보낼 때 드는 압력이 혈압이다. 높은 숫자는 수축기(최고) 혈압으로, 심장이 혈액을 밖으로 밀어내는 압력이며 낮은 숫자는 이완기(최저) 혈압으로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오며 혈관이 받는 압력이다.
소리 없이 병을 만든다고 해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은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고혈압 진단ㆍ치료의 중요한 포인트는 평소 혈압을 정확히 측정하고 상시 점검하는 것이다. 혈압을 측정할 때는 5분 이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팔을 심장 높이에서 여러 번 측정하는 것이 좋다. 아침과 저녁 최소 2회 이상 측정치의 평균값으로 표시한다. 대한고혈압학회 조사 결과, 고혈압 환자 10명 중 7명은 집에서 혈압을 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이 무서운 것은 다양한 곳에 파생되는 합병증이다. 동맥경화, 심근경색, 심부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심장마비 등 심장 질환과 뇌경색, 뇌졸중, 치매를 유발하는 뇌신경계 질환, 신장경화증과 신부전, 콩팥종양 같은 콩팥 기능을 악화시키는 콩팥병을 일으킨다.
고혈압 치료는 혈압을 낮춰 심ㆍ뇌혈관 질환 발생을 낮추는 게 목표다. 치료제도 다양하고 환자 나이나 질병 상황에 따라 약물 용법이 다르기에 전문의가 상담해야 한다.
윤성보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는 “고혈압 및 각종 대사성 질환은 혈관 내 염증을 증가시키고 세포 대사에 문제를 일으켜 각종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서 건강검진으로 질병의 조기 진단ㆍ치료ㆍ예방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고혈압 환자는 우선 고혈압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고혈압 예방을 위해 꼭 지켜야 할 7가지 생활 수칙이 있다. 즉, 금연ㆍ절주, 음식 싱겁게 먹기, 채소와 생선 충분히 섭취, 매일 30분씩 운동,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 유지,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관리, 스트레스 줄이기 등이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는 새벽 운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새벽은 혈압이 가장 높은 시간이며 일교차가 커 혈압이 갑자기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칙적 운동을 계획한다면 낮 혹은 저녁 시간대에 자신에 맞는 적합한 운동을 하는 것을 권한다. 또한 대중 목욕탕 이용에도 주의해야 한다. 온탕 이용 후 체온이 급변해 갑자기 찬바람을 쐬면 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윤성보 센터장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 고혈압은 방치할 경우 위에 언급한 다양한 합병증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어 평소 정상 혈압 범위를 벗어나 갑자기 혈압이 높아지거나 두통과 이명, 손발 저림 현상 등이 나타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순환기내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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