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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국 인도·사우디처럼 유연성 발휘해야"... 우크라 전쟁이 한국에 던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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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국 인도·사우디처럼 유연성 발휘해야"... 우크라 전쟁이 한국에 던진 것

입력
2023.06.27 17:00
수정
2023.06.27 17: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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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우크라전 양상 두고 韓 방향성 토론
"중간국 연대, 미중 전략경쟁 구도 악영향 최소화"
"한미, 한미일, G7 포함 범동맹 대응 중요" 의견도

니어재단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동아시아의 함의' 세미나 포스터. 니어재단 제공

니어재단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동아시아의 함의' 세미나 포스터. 니어재단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 외교의 방향 설정을 놓고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는 전략적 '선명성'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도나 튀르키예 사례와 같이 '실리주의'를 추구하는 중간국들과 연대해 전략적 '유연성'을 가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민간 싱크탱크 니어재단이 27일 주최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동아시아의 함의' 세미나에서 신범식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지정학적 중간국'인 중견국들이 부상했다"며 "한미동맹은 한국 외교의 근간이지만, 이 같은 흐름을 보면서 중장기적인 전략 안목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중국 사이에서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중견국들이 뭉쳐 진영 갈등의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한국이 손을 내밀 대상으로 인도,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꼽았다. 세계 경제에서 영향력이 강해졌고, 양 진영 어느 쪽에도 동조하지 않으려는 국가들이다. 가령, 인도는 서구권이 제재에 나선 러시아산 원유를 가공해 유럽에 팔아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정세를 '신냉전' 구도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양자택일이 아니라, 중간지대에서 얼마든지 활용할 공간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달리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동아시아 및 한반도의 전략적 급변사태에서 한국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진영은 현재 우크라이나 지원 주체와 거의 유사하다"며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동맹뿐만 아니라 한미일, 주요 7개국(G7) 등 범동맹외교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적성국가들 사이에 낀 중견국들은 오히려 중립주의를 버리고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는 '영합주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핀란드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고, 스위스와 오스트리아가 중립을 유지하면서도 가치 차원에서 서구권과 연대하는 모습을 대표적으로 소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할 경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은 "동북아가 큰 안보적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승리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을 침공하려는 유혹을 느낄 것"이라며 "그러면 동북아의 지상군인 주한 미8군이 관여하기 때문에 한반도는 자동으로 전쟁에 휩쓸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주한미군이 일부 대만에 투입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침의 유혹에 사로잡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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