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시작한 '킹더랜드'와 '이생잘'의 공통점
2위로 밀린 '이생잘', 시청률 격차 줄일까
JTBC와 tvN의 야심작인 '킹더랜드'와 '이번 생은 잘 부탁해'가 같은 날 스타트를 끊었다. 임윤아 이준호와 신혜선 안보현 등 각 색채 다른 30대 배우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소화하고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이 가운데 유독 비슷한 설정과 배경이 눈길을 끈다.
먼저 JTBC '킹더랜드'는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 구원(이준호)과 웃어야만 하는 스마일 퀸 천사랑(임윤아)이 호텔리어의 꿈인 VVIP 라운지 킹더랜드에서 진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tvN '이번 생은 잘 부탁해'(이하 '이생잘') 전생을 기억하는 인생 19회차 반지음(신혜선)이 꼭 만나야만 하는 문서하(안보현)를 찾아가면서 펼쳐지는 저돌적 환생 로맨스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약 7억 뷰의 이혜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초반 승기는 '킹더랜드'가 먼저 잡았다. '킹더랜드'는 1회 5%로 시작했다가 4회 9.6%로 상승했다. '이생잘'은 1회 4.2%를 기록하면서 '킹더랜드'와 크지 않은 격차를 보였으나 4회 5.7%로 하락했다. 특히 '닥터 차정숙'과 '낭만닥터 김사부3'이 종영한 후 커질대로 커진 시청률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키포인트다.
이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두 작품은 흡사한 배경과 캐릭터를 갖고 있다. 두 작품 모두 호텔과 재벌 3세 남주인공을 다뤘다. 특히 남주인공에게 엄마의 사랑이 결핍됐고 이로 인한 트라우마,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가족과의 갈등도 흡사하다. '킹더랜드'는 이복누나, '이생잘'은 아버지와 새엄마로 악역을 구성했다. 유능한 여주인공의 호텔 운영 관련 활약이 앞으로 펼쳐지리라는 예상도 쉽게 가능하다. 장르적 특성상 나아가야 하는 노선은 분명히 다르지만 비슷한 설정 탓에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하다.
다만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차별점도 크다. 일단 '이생잘'은 원작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보다 탄탄한 전개를 갖췄다. 이나정 감독은 드라마 '마인' '쌈, 마이웨이'으로 이미 연출력을 입증받은 연출가다. 공개 직후 특유의 분위기로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신혜선과 안보현 역시 맡은 역할을 몰입도 높게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반면 '킹더랜드'는 3회에 다다르면서 개연성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여주인공들의 판이한 성격으로도 알 수 있다. '킹더랜드'의 천사랑은 가난하지만 꿋꿋한, 그야말로 평면적인 여주인공이다. 과거 '캔디형 여주인공'에 가깝다. '이생잘' 속 반지음은 전생을 갖고 있다는 특수적 장치를 적극 활용하면서 운명을 개척, 능동형이다.
드라마 또는 영화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극중 주인공이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과정을 궁금하게 만들어야 한다. 창작자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이자 흥행으로 가는 길이다. 그러나 평면적인 여주인공은 앞으로의 전개를 쉽게 예측할 수 있게 만든다. '킹더랜드'가 현 시점에서 높은 시청률을 갖고 있지만 '이생잘'보다 더 나은 작품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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