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출입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
올해 연간 무역적자 295억 달러 될 것
반도체 수출 회복은 이르면 4분기 초
"반도체=부진의 늪에서 회복, 자동차=쾌속 질주하다 주춤."
올해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295억 달러(약 38조 원)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 예측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으로 시작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다만 핵심 수출 품목 반도체의 업황이 하반기에 조금씩 좋아져 무역수지 적자 폭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무역협회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상반기 교역 동향 및 하반기 무역·통상 환경 전망'을 발표했다.
무협은 올해 하반기 수출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줄어든 3,227억 달러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2.4% 감소한 3,239억 달러로 예측했다. 하반기 무역수지는 12억 달러 적자로, 상반기 무역수지 추정치 283억 달러 적자와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나을 전망이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하고도 흑자로 돌아서기에는 여전히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무협은 ①수출입동향을 일일 시계열 분석하고 ②세계 수요와 환율, 국제유가 등을 감안해 수출입 물량과 단가를 추정한 뒤 ③업종별 전문가 자문을 종합해 전망치를 내놨다.
상반기 수출입 실적을 합한 연간 무역규모는 1조2,914억 달러로 지난해 보다 1,236억 달러 줄어들 전망이다.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한다. 수출은 전년 대비 7.7% 감소한 6,309억 달러, 수입은 9.7% 줄어든 6,605억 달러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478억 달러로 사상 최대 적자를 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 위축 모드 아직...하반기 수출 U자형 반등 기대"
품목별로 보면 하반기 ①반도체 수출이 57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도체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8.6% 줄어든 424억 달러에 그친 것보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②올해 상반기 최대 호황을 누린 자동차의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0.9% 증가한 30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수출(349억 달러)보다는 부진하다는 설명이다. 무역협회는 "반도체 수출은 이르면 4분기(10~12월) 초부터 수요 회복을 기대한다"며 "반면 자동차 수출은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면서 하반기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선박(20.8%) △석유화학(8.1%) △무선통신기기(7.6%) △평판디스플레이(6.4%) △철강(1.2%) 등은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섬유(-9.1%) △석유제품(-16.8%) △컴퓨터(-19.5%) △일반기계(-1.6%) 품목의 수출은 줄어들 전망이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하반기 무역수지는 급격한 브이(V)자형 반등보다는 유(U)자 모양으로 되살아나길 기대한다"며 "지난해 5월 이후 지속된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멈췄다는 신호가 나오지 않는 데다 최소 올해 연말까지 두 차례 이상 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이면서 경기 위축 모드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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