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의원 "반국가세력, 지난 정부 아니다고 분명히 선 그어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문재인 정권을 반국가세력이라고 규정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자기는 그 반국가세력에 가서 요직의 검찰총장은 왜 했나"라고 반문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윤 대통령의 강성 발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 전 사무총장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이같이 따져 물었다. 그는 "해선 안 될 말이고, 점점 더 극우에 포획돼가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윤 대통령은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69주년 행사에 참석해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해제를 주장하며 종전선언을 제안했던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유 전 총장은 "윤 대통령이 원래 정치를 시작할 때 '나는 진영에 속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윤 대통령이 1년간 제일 잘한 게 현역 의원들을 데리고 광주 망월동 5·18 묘역과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에 간 것인데, 어제 한 발언으로 봐서는, 앞으로는 아마 안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윤 대통령이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장에 극단적인 사람을 쓰는 거로 봐서 너무 깊숙이 극우 쪽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말도 했다.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은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바 있고,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장은 지난 27일 국회 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간첩'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그는 "물론 그 자리(행사)가 그런(극우 성향) 자리였다고는 하지만, 그럴 거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반대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왜 또 징계를 했나? 그렇게 따지면 표창을 해야지"라며 재차 "극우에 대한 신앙심이 깊어져 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서도 " 센 발언, 박인환 '문재인 간첩' 발언 두둔 오해할 수도" 우려
여당에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 수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서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반국가세력이라는 이 센 발언은 국가 안보에 대한 걱정이지 지난 정부를 간첩 세력이라고 보는 건 아니다라는 걸 명확히 좀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거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장의 간접 발언 이후 윤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나온 건 "시기적으로 우연의 일치"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보수 진영에는 일종의 신호가 될 수 있다.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위원장의 '간첩' 발언을 사실상 두둔한 것 아니냐(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 의원은 "갈등을 감수하고 (발언)하신 것 같다"고 발언 배경을 분석하며, '지지층 결집을 위한 발언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정치적으로 우리한테 확장성에 있어서는 글쎄"라고 답을 피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