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회의... 종료 때와 같은 규모
제3국 진출 협력하기로... 내년엔 한국서
한국에 100억 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이 생겼다.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를 8년 만에 복원하면서다. 한일 두 나라는 앞으로 3년간 합의 한도 내에서 필요할 때 언제든 자국 통화를 담보로 상대국이 보유한 달러화를 빌려 쓸 수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도쿄의 일본 재무성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열어 2015년 이후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를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다. 계약 규모는 종료 때와 같은 100억 달러이며, 기간은 3년이다. 거래 통화는 자국 통화와 미국 달러화다. 100억 달러 한도 안에서 한국 원화와 일본이 보유한 달러화, 또는 일본 엔화와 한국 보유 달러화 간 교환이 가능해진다.
은행권 ‘한도 대출(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제도인 통화스와프는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면 사전에 정한 환율로 상대국 통화나 달러화를 빌려 쓸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의 계약이다. 외환위기 같은 비상시에 대비해 나라끼리 맺는다. 관계 냉각 탓에 한일 통화스와프는 8년간 공백 상태였다.
이번 스와프 체결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기재부는 “올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빠르게 회복돼 온 한일관계가 금융 협력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성과”라며 “양국 간 유사시 상호 안전장치를 제공하고, 역내 경제·금융 안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열린 이번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통화스와프 외에도 경제·금융 협력 관계 복원 합의가 다수 이뤄졌다. 이에 따라 향후 양국은 주요 국제무대에서의 공조를 강화하고 조세·관세 협력 및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한편 제3국 공동 진출과 관련해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한일 재무장관 회의는 매년 ‘셔틀’ 방식으로 양국에서 번갈아 열릴 전망이다. 내년 회의는 한국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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