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사용료 의무화' 캐나다 법안에 빅테크 반발
트뤼도 "타협은 없다"... 뉴스 제값 받기 확산하나
2년 전 호주를 뜨겁게 달궜던 '뉴스 사용료' 분쟁이 캐나다에서도 발발했다. 캐나다 의회가 온라인 플랫폼의 뉴스 사용료 지급을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법안의 타깃인 메타(페이스북 모기업)와 구글이 "뉴스 서비스 중단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다. 이른바 '뉴스 제값 받기'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의 결말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캐나다 의회 "뉴스 갖다 쓰려면 언론사에 돈 내라"
구글은 29일(현지시간) 캐나다 블로그에 켄트 워커 글로벌 문제 담당 사장 명의의 글을 올려 "법이 시행되면 불행하게도 캐나다 구글 검색 등에서 뉴스 링크를 뺄 수밖에 없다고 정부에 알렸다"고 했다. 캐나다 이용자들은 더 이상 구글 검색에서 뉴스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란 뜻이다. 앞서 메타도 성명을 통해 "법안이 시행되기 전에 캐나다의 모든 이용자에 대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한 뉴스 제공을 종료할 것"이라고 했다.
두 빅테크의 반발을 부른 법안은 지난 22일 캐나다 상원에서 가결된 이른바 '온라인 뉴스법'(빌 C-18)이다. 거대 온라인 플랫폼은 뉴스를 게시하는 대가로 현지 매체와 뉴스 사용료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쉽게 말해 뉴스를 서비스하고 싶으면 뉴스 생산자에게 그 값을 내고 하란 것이다. 법안은 총리 재가 등을 거쳐 약 6개월 뒤 발효될 예정으로, 시행되면 캐나다 현지 매체들이 연간 약 3억3,000만 캐나다달러(약 3,280억 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캐나다 의회가 온라인 뉴스법을 통과시킨 건 '재주는 언론사가 부리고, 돈은 플랫폼이 버는' 구조가 불합리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뉴스를 이용해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리는 반면, 정작 뉴스를 만드는 언론사들은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캐나다의 실정이다. 이는 한국, 미국 등 다른 국가들 역시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구글과 메타는 한국에서도 뉴스 콘텐츠를 유통하며 이용자를 모으고 있지만, 언론사들에는 아무런 대가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들은 단순히 뉴스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고 있을 뿐, 뉴스 이용자들을 플랫폼 안에 가둬 두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돈을 내라는 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링크에 가격을 매기는 전례 없는 결정"이라며 '링크 세금'이라고 비꼬았다.
플랫폼, 호주선 백기투항... 캐나다 결말에 쏠리는 눈
이 같은 갈등은 이미 2년 전 호주도 똑같이 겪었던 것이다. 2021년 호주 정부가 세계 최초로 플랫폼 기업에 뉴스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자, 메타와 구글은 지금처럼 서비스를 접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후 페이스북 뉴스 서비스가 실제 일주일 정도 중단되기도 했는데, 결국은 두 업체 모두 사용료 지급에 합의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지난 1일 '저널리즘 보호법'이 하원에서 가결돼 상원으로 넘어갔다. 플랫폼 기업들이 뉴스 콘텐츠에 광고를 붙여 버는 수익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게 법안의 내용이다. 메타는 이에 대해서도 "법안이 통과되면 우리는 (플랫폼에서) 뉴스를 뺄 수밖에 없다"고 반발한 상태다.
만약 캐나다 내 갈등이 호주처럼 플랫폼 기업들의 투항으로 끝날 경우, 캘리포니아 등도 법안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다만 이를 잘 알고 있는 메타와 구글이 벌써 뉴스 서비스 중단 테스트에 돌입하는 등 강경 태세고, 캐나다 정부 역시 "타협은 없다"는 입장이라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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