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내정자의 '극우 편향'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은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며 아직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새로 지명한 일부 차관들의 '전문성 부족' 지적에 대해서도 개혁과제 이행에 적임자라는 판단을 고수하고 있다. 29일 윤석열 정부 첫 개각 이후 파장을 애써 무시하면서 다음 수순인 후속 장차관 인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채환, 인재개발원장 지명 직전까지 '보수 유튜버' 활동
김 내정자는 불과 2주 전까지 유튜버로 활동했다. 구독자 54만 명에 달하는 채널에 400여 개의 동영상을 올렸다. 인터넷 교육업체 대표 등을 지냈지만, 교육자라기보다는 보수진영의 시각을 대변해온 것으로 더 친숙하다.
그는 인터넷 방송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군인들의 마스크를 벗으라고 한 것은 군인을 생체 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셈", "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긴급명령을 발동해 종북세력을 해체해야 한다" 등의 막말을 내뱉었다. 이에 "막말 유튜브 방송을 해도 정권 코드만 맞으면 언제든 고위공직자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김 내정자를 둘러싼 논란은 통상 부처 내부에서 승진하던 차관 자리에 대통령실 비서관을 비롯한 '외부 인사'를 대거 투입(통일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환경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농림축산식품부·고용노동부)한 것과 맞물려 확산되고 있다. 전문성이 부족해도 '코드'만 맞으면 발탁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29일 각 부처 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비서관들에게 "부패한 이권 카르텔을 외면하거나 손잡는 공직자들은 가차 없이 엄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한 정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공직자를 정부 운영 파트너가 아니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부터 찍는 게 아니냐"고 성토했다.
대통령실 "국정 철학에 맞는 인재 육성 역량 갖춰"
더불어민주당은 포화를 퍼부었다. 이재명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온통 나라가 극우로 변해가는 것 같다"며 인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능력이 뛰어난 분을 찾아 합당한 인사를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핵심 관계자는 김 내정자의 발언에 대해 본보 통화에서 "유튜브에서 농담처럼 말을 한 것이 취지가 왜곡돼 전달된 것이 많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인재개발원장은 국정철학에 맞는 올바른 역사관, 책임 있는 국가관, 명확한 안보관을 가진 사람이어야 제대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이라고 두둔했다.
대통령실은 각종 잡음을 뒤로 한 채 후속 인선에 착수했다. 7월 KBS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시행령 개정절차가 끝나면,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할 전망이다. 아들 학교폭력 의혹 등으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과 대격돌이 예상되는 인사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7월 말 이후에는 행안부 차관을 교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전날 차관으로 5명을 차출해 비어 있는 대통령실 비서관 자리도 내주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장·차관급 인사들의 출마와 국회 국정감사 일정을 고려해 10월 말 이후 대규모 개각 가능성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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