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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vs 저커버그, 세기의 1조 원대 맞짱 '성큼성큼'

입력
2023.07.01 14:00
수정
2023.07.0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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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스승 아래 맹훈련
사소한 SNS 설전에서 출발
성사되면 1조 원대 흥행 전망
[아로마스픽(49)]6.26~30

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반도체(Semiconductor), 보안(Security)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상대방을 매트에 눕히고 팔 비틀기와 함께 주짓수 훈련을 하고 있다. 렉스 프리드먼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상대방을 매트에 눕히고 팔 비틀기와 함께 주짓수 훈련을 하고 있다. 렉스 프리드먼 트위터 캡처

훈련 자세부터 진지했다. 매트 위에 눕혀진 상대방의 목을 오른팔로 감싸고 다른 손도 제압하는 과정에선 그의 눈 주변 얼굴 핏대까지 불거졌다. 검은색 매트 위에서 진행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이 훈련 장면은 실전처럼 보였다. 지난달 28일, 렉스 프리드먼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AI) 연구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머스크와 브라질 무술인 주짓수 훈련 상황을 올린 사진에서다. 일반적인 취미 생활로 보여질 법도 했지만 이 사진엔 상당한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 CEO와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 논란의 중심에 선 머스크의 행보여서다. 적어도 현재까진 두 거물의 충돌은 역사상 가장 큰 세기의 맞대결 분위기로 익어가는 모양새다. 성사될 경우, 흥행 규모만 1조 원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저커버그 또한 적극적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6일 프리드먼의 트위터와 유튜브엔 저커버그와 함께 12분3초 분량의 주짓수 대련 동영상이 올려졌다. 현재 306만 명 이상의 유튜브 구독자를 확보한 프리드먼은 주짓수 최고 등급인 검은띠 보유자다. 유도와 레슬링 경력도 10년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동일한 스승 밑에서 훈련된 2명의 제자가 '맞짱'을 뜨겠다고 나선 셈이다. 프리드먼은 저커버그에 대해선 “1년 넘게 주짓수를 훈련해왔고 겸손하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고 평가한 가운데 머스크와 관련해선 “체력과 힘, 기술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현피는 사소한 SNS 설전에서부터 빚어졌다. 지난달 21일 메타가 트위터의 SNS 대항마로 조만간 출시 예정인 ’스레드’에 대해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고 전한 한 누리꾼의 질문에 머스크가 "무서워 죽겠네"라며 비꼬면서 시작된 것. 이에 다른 네티즌이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하자 머스크는 "나는 (격투기 경기인) ‘철창 싸움’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저커버그도 맞받았다. 저커버그는 SNS인 인스타그램에 "위치를 보내라"며 구체적인 맞대결 장소까지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머스크는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이라고 응수했다. 옥타곤은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무대인 UFC에서 사용하는 철망을 두른 팔각형 링이다. UFC는 미국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렉스 프리드먼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AI) 연구원을 상대로 목조르기를 시도하고 있다. 렉스 프리드먼 유튜브 캡처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렉스 프리드먼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AI) 연구원을 상대로 목조르기를 시도하고 있다. 렉스 프리드먼 유튜브 캡처

SNS상의 말폭탄 해프닝 정도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두 억만장자의 신경전은 서로 “진지하다”는 입장 확인과 더불어 진검승부로 이어질 태세다. 지난달 30일 기준,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 평가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의 자산은 2,310억 달러(약 305조1,510억 원)로 전 세계 부호 순위 1위를 고수한 가운데 저커버그는 1,030억 달러(약 136조630억 원)로 10위에 마크됐다.

현지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두 거물들의 신체조건과 운동 경력 등을 거론하면서 가상대결 결과까지 점치고 있다. 객관적인 진단에선 저커버그가 다소 우세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올해 39세인 저커버그는 51세인 머스크보다 젊다. 신장에선 190㎝에 가까운 머스크가 170㎝ 정도의 저커버그 보단 우위에 있다. 하지만 격투기 분야의 경력에선 저커버그가 머스크 보단 한 수 위다.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진 저커버그는 유년시절부터 복싱과 킥복싱 등을 즐겼고 최근 들어선 주짓수에 심취한 상태다. 지난달엔 자국내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해 메달까지 획득했다. 이에 반해 머스크는 격투기 종목에선 이렇다 할 경력을 찾아보긴 어렵다.

이번 빅매치의 성사 여부는 아직까진 미지수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선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이번 혈투의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달아오른 두 거물의 혈투와 관련된 포스터까지 올리면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한편 미 경제매체인 CNBC 등에 따르면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결투가 UFC 링인 옥타곤에서 벌어진다면 유료시청(PPV) 요금은 100달러(약 13만 원)로, 전체 흥행 수입도 10억 달러를 훌쩍 넘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인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최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승부가 실제 이뤄진다면)이 대결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싸움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모든 유료 시청 기록을 깰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 선임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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