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분열 조장… 먼저 나서서 주권 지켜야"

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대회
"전 정부 지지자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냐" 비판
"괴담 유포한다고 수사 협박하는 나라 어딨나"

이재명 대표(왼쪽 네 번째부터)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손팻말을 든 채 무대에서 상징의식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국민들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국민을 괴담 유포한다고 수사한다고 협박하는 나라가 어디있느냐”며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윤 대통령이 자유총연맹 행사에서 전 정권을 ‘반국가세력’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이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대결을 조장해서 불안하게 만들고 전 정부를 반국가단체라고 비난한다”며 “전 정부를 지지했던 국민들은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라도 된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듬직하게 나라를 지켜내고, 아버지처럼 든든하게 느껴지고, 어머니처럼 포근하게 느껴지는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면서 “그런 세상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만들어지고, 가만히 있다 해서 지켜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피 땀 흘려, 목숨 바쳐 지켜 왔던 것처럼, 이웃과 손잡고, 동료와 손잡고 치열하게 싸워야 지켜질 수 있다.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세계 선진국 반열에 올랐던 대한민국이 이제 미끄러지고 있다”며 “우리가 행동할 때가 왔다. 그냥 기다려서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해야할 일이 있다. 정부가 민생을 책임지고, 경제를 살리고, 어려울 때는 투자하고, 시장을 조정하고 받쳐서 민생이 살아나고 경제가 살아나는 희망 섞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꼬집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은 자주독립국가고 주권국가”라며 “일본이 부당하게 독도를 침탈하고, 한국의 바다를 오염시키면 당당하게 ‘일본 하지마라’ 이렇게 말해야 하고, ‘안전성 검증 같이하자’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대하는 국민들을 괴담 유포한다고 수사한다고 협박하는 나라가 어디 있냐”며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나라 주권을 든든하게 지키고, 이웃나라가 대한민국을 침탈하면 먼저 나서서 싸워주고, 국민들이 피곤하지 않을까 대신 싸우겠다고 말하는 나라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추산 10만 명이 운집했다. 최고위원 발언 도중에는 정전으로 집회 진행이 잠깐 중단되기도 했다. 사회를 본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원 발언 당시 정전이 발생했는데, 전원 스위치가 모두 내려져 있었다”며 “블랙박스를 확인한 뒤 경찰서에서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