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규제 당국, 이르면 13일
24시간 유료택시서비스 허용 여부 결정
샌프란시스코는 완전자율주행택시(로보택시·robotaxi)가 24시간 도시 전역을 누비는 세계 최초의 도시가 될 수 있을까.
'실리콘밸리의 관문'으로 통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에서 24시간 완전자율주행택시 운행이 허용될지 여부가 이르면 13일(현지시간) 결정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지금껏 심야 시간대처럼 제한된 조건에서만 유료로 승객을 받아 왔다. 그러나 주 정부가 업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24시간 운행'을 허용할 경우, 앞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선 누구나 우버(승차공유 서비스)를 호출하듯 로보택시를 불러 탑승할 수 있게 된다. 명실상부 '자율주행 선도 도시'가 되는 셈이다.
크루즈·웨이모 "보행자와 충돌한 적 없어... 충분히 안전"
2일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볼 수 있는 로보택시는 GM 크루즈와 알파벳(구글 모회사) 웨이모다. 두 업체 중 보조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완전 무인의 상태로 유료 택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건 지난해 6월 주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은 크루즈뿐이다. 단 도로에 차량이 뜸해지는 오후 10시~오전 6시, 샌프란시스코 북서부 일부 지역에 한해서다. 웨이모의 경우 완전 무인으로 운행할 때는 무료로만 승객을 태우고 있고, 유료로 승객을 받을 때는 보조 운전자가 항시 탑승해야 한다.
이렇게 조건부로 로보택시를 운영해 온 두 업체는 올 들어 24시간 유료 운행을 허용해달라고 규제 당국에 요청해왔다. 샌프란시스코가 자율주행 기술을 이끄는 도시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안전한 거리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크루즈와 웨이모 측은 주장했다. 웨이모 측은 "100만 마일이 넘는 완전자율주행 동안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와 충돌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으며, 차량 대 차량 충돌의 경우 (웨이모 때문이 아닌) 사람 운전자의 규칙 위반이나 위험한 행동이 원인이었다"고 했다.
불안한 시민들 "기술 마루타 되는 것 원치 않는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로보택시 운행을 확대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이다. 시 당국은 지난 1월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CPUC)에 서한을 보내 "로보택시들은 다른 차량이 급작스럽게 차선을 바꾸거나, 급제동 또는 급가속하고, 자전거도로나 횡단보도로 방향을 틀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택시가 사람을 치는 등 중대한 사고는 없었지만, 소방차의 이동을 가로막거나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었음에도 출발하지 않아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등 불완전한 모습을 적지 않게 보였다는 게 반대 이유였다.
여기에 "기술의 '마루타'가 되는 것보다 우리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라고 워싱턴포스트 등은 전했다. 이에 원래 지난달 로보택시 운행 확대 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던 CPUC는 그 시기를 7월로 한 차례 연기했다.
CPUC가 13일을 '운명의 날'로 예고한 가운데, 어떤 결정이 나오든 미국의 자율주행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만약 24시간 유료 택시 서비스가 허용되면 샌프란시스코처럼 로보택시가 조건부 운행 중인 로스앤젤레스, 오스틴, 피닉스 등에서도 서비스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결국 허용하지 않기로 할 경우엔 "기술이 완벽해질 때까진 서비스 확대를 미뤄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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