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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역 '5중 환승' 첫날… "사람이 30%는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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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역 '5중 환승' 첫날… "사람이 30%는 늘었어요"

입력
2023.07.03 2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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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곡~소사선 개통 후 첫 출근길 풍경
9호선 급행열차 체감 혼잡도 더 높아져
안전요원 배치· 증편했지만 시민들 '갸우뚱'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의 9호선 승강장에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나광현 기자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역의 9호선 승강장에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나광현 기자


“출근길이 30분은 짧아져서 좋긴 한데요...”

3일 오전 8시쯤 김포공항역에서 만난 직장인 최모(49)씨가 한숨을 쉬었다. 그는 평소 서해선 시흥대야역에서 지하철을 탄 뒤 1호선 소사역과 9호선 노량진역에서 두 번 환승을 해 9호선 선정릉역 인근 회사로 출근한다.

그러나 이날부터 최씨의 출근길 동선은 확 달라졌다. 1일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 구간이 개통됐기 때문이다. 이젠 김포공항역에서 한 번만 갈아타면 되니, 출근 시간도 1시간 20분에서 50분으로 훨씬 단축됐다.

하지만 그 30분을 벌기 위해선, 국내 첫 ‘퀸튜플(5개) 환승역’이 된 김포공항역의 혼잡을 뚫고 나가야 한다. 통로와 승강장을 가득 메운 인파를 보며 최씨는 “앞으로 이쪽도 만만치는 않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포공항역 인파를 헤치고 나가면, 이미 ‘지옥철’로 악명 높은 9호선 급행열차 안으로 몸을 구겨 넣어야 한다.

"9호선 혼잡해 10분 빨리 나올 생각"

서울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열차 문이 열리자 기다리던 승객들이 줄지어 탑승하고 있다. 나광현 기자

서울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열차 문이 열리자 기다리던 승객들이 줄지어 탑승하고 있다. 나광현 기자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은 대곡-능곡-김포공항-원종-부천종합운동장-소사 총 6개 역을 연결한다. 기존 소사~원시 구간을 연장한 덕에 경기 고양·부천·시흥·안산시 등 수도권 서부지역 시민들이 이용하기 편하다.

그 결과 서울 지하철5호선·9호선, 공항철도, 김포골드라인에 이어 서해선까지 5개 노선이 교차하는 김포공항역은 더욱 붐비게 됐다. 매일 아침 8시쯤 9호선을 타고 등교하기 위해 이 역을 이용하는 고등학생 조모(16)군은 “평소보다 30~40%는 사람이 많아진 것 같다”며 “내일부턴 10분 더 일찍 나와야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출입문마다 40~50명의 대기 줄이 늘어섰다. 맞은편 공항철도에서 사람이 쏟아져 나올 땐 혼잡도가 극에 달했다. 폭염까지 찾아온 탓에 출근 전부터 땀 범벅이 된 시민들의 얼굴엔 짜증이 가득했다.

원래 포화 상태였던 9호선 급행열차의 체감 혼잡도는 더 높아졌다. 운영사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에 따르면 평소 혼잡시간대(오전 7~9시) 이용객은 하루 평균 1만5,000명 수준. 아직 서해선 개통 이후 상황은 나오지 않았지만, 체감상 훨씬 많아졌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 박모(35)씨는 “지옥철보다 더한 지옥철이 있다는 걸 오늘 알았다”며 흐르는 땀을 연신 손으로 훔쳤다. 급행열차가 가양역과 염창역에서 정차해 추가 탑승객이 밀려들 때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지난 4월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하고 있다. 뉴스1

지난 4월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김포공항역에서 하차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서울시도 서해선 개통 이후 출근 시간대 김포공항역 9호선 이용객이 1만 5,069명에서 2만1,227명까지 늘고, 급행열차 혼잡도 역시 197%에서 219%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주요 역마다 안전요원을 대거 배치하고, 이달 31일부터는 급행 2회, 일반 2회 등 열차를 4회 증편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걸로 될까' 하는 시민들의 의구심을 지우기엔 부족하다. 평소 김포골드라인과 9호선을 탄 뒤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내린다는 A(26)씨는 “아무 조치도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만 솔직히 큰 기대는 안 한다”며 “김포골드라인도 언론 등에서 떠들어대니 급하게 대안을 내놨지만 다시 ‘도루묵’이 되지 않았느냐”고 시큰둥해 했다.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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