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문재인 정부에서 논란이 된 일부 독립유공자의 재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가짜 독립유공자 논란을 불식시키고 역사적 공과를 명확히 한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한 일이다. 친일·친북 프레임과 연결돼 있는 유공자의 경우에는 ‘역사전쟁’으로 번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도 요청된다.
보훈부는 그제 독립유공자 서훈 공적심사 기준 강화 방침을 밝혔다. 가짜 독립유공자를 솎아내고, 그간 소외된 독립유공자들의 공적을 폭넓게 인정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건국훈장 애족장에 서훈된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친 손용우 선생의 북한 정권 수립 기여 의혹이나, 김원웅 전 광복회장 부모 김근수 전월선 선생 공적 진위 여부가 가짜 독립유공자 논란을 촉발시켰다. 5년 내내 논란이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보훈부의 재검증 작업은 당연한 수순이다.
재검증의 관건은 정확한 기준과 엄정한 적용이다. 2018년 유공자 지정 당시에는 보훈처가 '독립유공자 포상 기준'을 변경해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항일운동을 했어도 북한 김일성 정권을 만드는 데 기여한 사람까지 무조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일종의 기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특정 진영 논리에 매몰된 국민이 아니라면 누구나 수긍할 수 있게 보다 타당성 있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보훈부는 쟁점 안건의 경우 특별분과위를 설치해 2심제가 아닌 3심제로 결론을 내리고, 논의 과정에 다양한 전문가들을 참여시키겠다고 했는데 형식에 그쳐선 안 될 일이다.
최근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을 맡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진영 논리로만 배척할 게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사실관계를 가려 국민께 알리자”고 했다. 사안은 다르지만, 근현대사에 대한 평가라는 측면에서 보훈부가 한 번쯤 새겨들을 필요성이 있다. 진위 논란이 반복되면 국가를 위한 독립유공자들의 희생과 공헌이 존중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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