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벅스 19대 커피대사 장광열씨
레버 달린 드리퍼 사용하면 진한 커피 맛
같은 커피라도 상황·분위기 따라 맛 달라
"더운 날엔 산미 있는 청량한 커피 어때요"
"물 온도는 94도에 410mℓ를 준비했고 처음엔 소량으로 뜸을 들여야 돼요.”
1999년 개장한 국내 스타벅스 1호점인 이대R점. 4일 이곳에선 손놀림이 능숙한 바리스타가 커피 추출을 준비하며 손님에게 추출 방법을 설명했다. 깔때기(드리퍼)에 흐르던 얇은 물줄기는 원두가 어느 정도 젖자 이내 조금씩 굵어졌다. 물 붓기가 끝나자 바리스타는 추출을 기다리며 원두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원두 스토리를 듣고 음미하면 커피 맛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장광열(33)씨는 한국 스타벅스를 대표하는 공인된 커피 전문가다. 스타벅스는 매년 국가별로 가장 우수한 커피 지식과 열정을 보유한 바리스타를 선발해 커피대사로 임명한다. 장씨는 치열한 심사 끝에 올해 국내 2만3,000명의 스타벅스 바리스타를 대표하는 19대 커피대사로 선정됐다. 세계적 커피 프랜차이즈의 '국가대표' 바리스타는 어떤 커피를 추천할까. 장씨를 만나 커피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고 재밌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들어봤다.
원산지부터 드립 방식까지... 커피, '어디까지 알고 있니'
장씨는 커피를 알고 싶다면 원산지마다 다른 특징을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두 원산지에 따라 커피 풍미가 다른데, 크게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지역으로 나뉜다. 장씨는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원두는 흙내음이 나는 묵직한 맛이 일품이고, 아프리카는 꽃향기가 나며 산미가 있고, 라틴 지역 커피는 밸런스 좋고 고소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커피 세계에 발을 들이고 나면 입문자도 집에서 혼자 커피를 내려 먹는 '홈카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홈카페 문화는 최근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커피를 즐기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집에서 커피를 내리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핸드드립이다. 핸드드립은 거름망(필터)을 장치한 드리퍼에 원두가루를 넣고 뜨거운 물을 통과시켜 추출하는 방식이다. 장씨는 "핸드드립은 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커피 기름이 걸러져 맛이 깔끔하다"고 설명했다.
핸드드립 이외에도 다양한 추출 방법으로 취향에 맞게 커피 맛을 즐길 수 있다. 장씨는 커피 본연의 깊은 풍미를 느끼고 싶으면 레버가 달린 드리퍼 사용을 추천했다. 레버를 닫은 상태에서 뜨거운 물을 부으면 바로 추출되지 않고 원두와 물이 섞이게 된다. 그는 "레버를 닫고 3~4분 정도 커피를 우린 다음 레버를 열어 추출을 시작하면 초보자도 특별한 기술 없이 진한 커피 맛을 음미할 수 있다"고 했다. 부드러운 커피 크림(크레마)을 즐기고 싶으면 간편한 가정용 커피머신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장씨는 커피를 추출할 때 몇 가지 팁도 알려줬다. ①원두는 상온에서 진공 용기에 보관하고 ②추출 기구에 맞게 분쇄할 것을 당부했다. ③물을 부을 때는 92~96도의 정수된 물로 ④원두 10g당 물 180mℓ의 비율을 추천했다.
"커피는 여러 향과 맛이 복합적으로 이뤄진 식품"
장광열 스타벅스 커피대사도 처음부터 커피 전문가는 아니었다. 장씨는 2015년 스타벅스에 입사하기 전에는 커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하지만 커피의 다양한 맛과 향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서 생각이 확 바뀌었다. 커피의 매력을 알게 된 그는 국제 바리스타 자격증인 스페셜티 커피협회 전문가 등급을 취득하는 등 커피 공부에 전념했다.
그에게 커피란 '여행'이다. 언제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이전에 갔던 지역도 다른 느낌을 준다. 마찬가지로 언제 어디서 마시느냐에 따라 같은 커피도 다른 맛이 난다는 게 그의 커피 철학이다. 그에게 '여름엔 어떤 커피를 추천하고 싶냐'고 물었다.
"요즘 같이 더운 날엔 산미 있는 커피가 청량해서 좋더라고요. 나중에 한 번 드셔보세요. 기대 안 한 여행이 좋은 추억을 남길 때가 있잖아요. 산미를 안 찾던 분들도 본인의 커피 취향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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