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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할 때 얼굴에 심한 통증이…치통 아닌 삼차신경통?

입력
2023.07.0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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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하는 건강Tip] 최은주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얼굴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질 때 조금 아프다가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방치하거나, 치통으로 생각하고 치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삼차신경통’이라는 질환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용어가 생소한 삼차신경통은 ‘셋 삼’에, ‘가닥 차’를 써서, 뇌신경 중 가장 큰 5번 뇌신경으로부터 시작해 눈과 광대, 아래턱까지 뻗어 있는 세 가지 얼굴 신경 가닥에 만성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원인은.

“주원인의 하나가 노화다. 나이가 들면 혈관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때 뇌혈관이 신경 가닥을 압박해 발생한다. 특히 50~60대 여성들에게서 가장 많이 발병한다.”

-증상은.

“세수나 양치질할 때, 식사나 대화하거나, 바람 쐴 때, 얼굴을 만질 때 등 일상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얼굴에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얼굴 한 쪽에 수초에서 수분 동안 간헐적으로, 마치 감전되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치통과 구별하는 방법은.

“실제로 많은 삼차신경통 환자가 통증을 치과 문제로 여겨 치과에서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아서야 마취통증의학과나 신경과 등을 찾는다.

치통은 하루 종일 지속적으로 통증이 발생하고, 통증 부위에 따라 얼굴 전체가 욱신거리는데 반해 삼차신경통은 간헐적으로 강한 통증이 1~2분 동안 발생하며, 얼굴의 한쪽에만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또 치통은 통증 원인이 제거되지 않으면 몇 년이고 지속되는데 반해 삼차신경통은 통증이 갑자기 몇 주간, 길게는 몇 년간 사라지는 통증 휴지기가 존재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치통이 아니라고 해서 전부 삼차신경통으로 볼 수는 없다는 점이다. ‘비정형 얼굴 통증’을 비롯해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들도 있기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치료법은.

“삼차신경통으로 확진되면 가장 먼저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대부분 약물 치료로 증상이 완화돼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할 만큼 호전된다. 약물은 항경련제를 주로 쓰이는데 장기간 복용해야 할 때가 많다.

오랫동안 복용해 내성이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의료진이 혈액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적절히 대처할 수 있기에 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면 내성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약물 치료로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신경차단술을 진행하게 된다. 신경차단술이라는 용어 때문에 신경이 잘려나가는 것은 아닌지 겁을 내는 환자들이 있지만 신경 주변에 약을 투입해 과도하게 활성화된 신경을 완화시킬 수 있는 치료다.

이 밖에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에 고주파를 흘려 보내는 ‘고주파 치료’나 삼차신경과 혈관 사이에 완충제를 삽입해 혈관에서 오는 자극을 줄여주는 ‘미세혈관감압술’을 고려할 수 있다.

삼차신경통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병이다. 약물로 잘 조절이 되다가도 악화될 수 있고, 수술을 받은 후 재발할 때도 있다. 하지만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증명된 치료법이 여럿 있고, 효과도 좋으므로 포기하지 말고 개인에 잘 맞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예방하는 방법이 있나.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알려진 예방법은 없다. 생활 습관 관리나 운동, 식이요법으로 병을 낫게 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증상이 발생했을 때 지체하지 않고 마취통증의학과 혹은 신경과,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최은주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최은주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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