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동향 예의주시?공급망 영향 점검
중국이 다음 달 1일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로 활용되는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업계와 전문가들은 단기 수급에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는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수출통제에 따른 공급망 영향을 점검하기로 했다.
중국의 갈륨 수출통제 조치에 대해 5일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생산에 직접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갈륨은 국내에서 주로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연구용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갈륨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로 쓰이지만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도 수입이 가능해 대체할 수 있다. 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국내 갈륨 비축량은 현재 40일 쓸 수 있는 수준이다. 반도체 공정용 가스 생산에 사용되는 게르마늄의 경우 정부는 대체 가스를 사용하고 있고 수입처 다변화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가 국내에 미칠 파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수출통제 조치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 직전에 발표된 만큼 중국이 우리나라에 갈륨, 게르마늄 수출 허가를 안 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수출하는 건 미국, 네덜란드, 일본으로 통제조치가 시행되더라도 (수출 불허는) 이 세 개 국가가 우선 대상이 될 확률이 높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기지를 철수하든지 반도체 수출을 중단하는 극단적 상황이 와야 한국에 수출을 불허할 텐데 한국도 중국도 그럴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만에 하나 중국이 우리나라에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불허하면 정부의 예상보다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나라에서 갈륨과 게르마늄을 구할 수 있지만 우회 수입으로 생산 단가가 오르면서 제품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산업공급망 점검회의'를 열고 중국 정부의 갈륨·게르마늄 수출통제 조치에 따른 국내 공급망 영향을 점검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관련 기업과 협회·단체, 소재 부품 장비 산업 공급망센터(코트라, 한국무역협회, 기계산업진흥회), 광해광업공단 등이 수급 현황과 대응방안 논의에 참여했다. 주영준 산업정책실장은 "이번 조치의 단기간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중국의 수출 통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고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중국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신속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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