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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갱이국과 정구지찌짐

입력
2023.07.07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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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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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에는 '올갱이국 거리'가 있다. 올갱이국은 주로 된장을 푼 물에 올갱이를 넣고 끓인 국이다. 올갱이는 충청 지역에만 있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올갱이는 다슬기를 충청 지역에서 부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슬기는 지역마다 부르는 말이 다양하다. 충청 지역만 해도 다슬기를 올갱이뿐 아니라 올뱅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경남, 전남, 전북 등에서는 '고동', 경북에서는 주로 '고디'라 부르며, '골뱅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달팽이나 소라도 다슬기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고 한다.

필자의 고향에서는 다슬기와 우렁이를 모두 골뱅이(골배이)라고 불렀는데, 사는 곳도 생김새도 다르지만 모두 그렇게 불렀다. 물에서 산다는 것과 삶아 먹을 수 있다는 공통점 때문이었을까. 다만 지상에 사는 달팽이와 바다에 사는 소라는 구분하여 불렀다.

'다슬기'처럼 지역에 따라 다르게 말하는 또 다른 예로는 '부추'도 있다. 고향이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부추 사진을 보여주며 이것을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물어보면 부추, 분초, 솔, 정구지, 세우리 등 다양한 대답이 나온다.

올갱이국은 서울에서도 올갱이국으로 불리는 일이 많다. 다슬기국보다 올갱이국의 맛과 향이 진할 것 같고, 부추전보다 정구지찌짐이 더 바삭하고 맛있을 것 같은 것은 지역어의 맛이 더해져서가 아닐까.

국립국어원 '지역어 종합 정보 누리집'에서는 다슬기나 부추가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불리는지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특정 어휘가 전국적으로 어떤 분포를 보이는지 지도로 제시하고 있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니 궁금한 지역어를 한번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이윤미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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