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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합지졸’ ‘콩가루 집안’ 비판에도 절박감 없는 민주당

입력
2023.07.08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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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반대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반대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그제 내부를 향해 ‘오합지졸’ ‘콩가루 집안’ 등 날 선 표현을 섞어가며 비판을 쏟아냈다.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로 혁신위가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에 강수를 둔 모양새지만, 절박감과 거리가 먼 민주당의 최근 모습을 보면 틀린 얘기가 아니다.

혁신은 고사하고 당내 화합도 기대하기 힘든 게 지금 민주당 모습이다. 그제 오후 6시부터 어제 오전 8시까지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철야농성 현장은 이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당 소속 의원 163명 전원이 참석한다고 했지만, 40여 명의 얼굴은 농성 시작부터 보이지 않았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절반도 안 되는 의원들만 자리를 지켰는데, 그마저도 ‘결연한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국회 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의 ‘일본 여행’ 문자 메시지 논란까지 더하면 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 이후 행보도 당의 분란을 키우고 있다. 귀국 열흘이 넘도록 머리를 맞대어야 할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은 미뤄둔 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을 먼저 찾았다. 중진 의원 입에서 ‘유쾌한 결별’ 같은 분당 얘기가 아무렇지 않게 흘러나오는 게 우연은 아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등 혁신위가 내놓은 쇄신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한 채 사장될 것이란 게 괜한 염려가 아니다.

제1야당의 존재감은 국민들로부터 집권 세력의 대안으로 인정받을 때 드러난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의 국정 드라이브가 더 거세지는 지금이야말로 이런 평가를 받을 적기다. 하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몸집만 큰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라는 평가가 많다. 성숙한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원팀'으로 다시 출발선에 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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