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함이 확인됐다”는 내용의 자체 검토보고서를 공개했다. “오염수 처리계획이 발표된 바와 같이 실행된다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오염수가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라고도 했다. 단 오염수 처리시설 중 필터 고장이 잦은 점을 지적하며 점검 주기를 단축하고, 오염수 농도 측정 시 5개 핵종을 추가 측정하라고 권고했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방류한다면 그 기간이 향후 30년에 달하는 만큼 긴 호흡으로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다.
IAEA에 이어 우리 정부 자체 조사 결과 발표로 오염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토는 사실상 일단락됐다. 하지만 오염수 안전성과 오염수 방류를 인정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오염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하는 것이지, 방류 계획을 지지하거나 권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비슷한 입장이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일본 계획을 검증한 것일 뿐, 오염수 방류에 대한 찬반 입장은 일본의 최종 계획이 발표된 후 밝히겠다”고 했다. IAEA나 정부 모두 이번 보고서 발표가 방류를 찬성하거나 허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 방류 결정 후 벌어질 어업 분야의 경제적 손실 보상 등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논점 변화로 오는 11,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기간 이뤄질 한일 정상회담에 임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우리 정부의 안전성 권고 사항뿐 아니라 방류 시 책임 소재까지 민감한 문제들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거둬야 하기 때문이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가 80%에 달하는 우리 국민의 우려를 분명히 전달하고 구체적 해결책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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