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방한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어제 더불어민주당과의 면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재차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의 우려에 대해 “IAEA는 방류계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검토하기 위해 수십 년간 일본에 상주할 것”이라며 IAEA 지역사무소를 후쿠시마에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IAEA의 해양방류 정당화는 주변 IAEA 회원국에 대한 권리침해”라며 “‘일본 맞춤형’ 조사는 유감스럽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대안 검토·방류 연기 제안에 그가 답변을 회피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앞서 “오염수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며 과장된 발언을 하는 등 IAEA의 중립성, 객관성 시비도 없지 않다.
그로시 사무총장의 오염수 검증에 대한 설명, "일본의 처리계획이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반대 여론이 수그러들었다고 볼 수 없다. 민주당이 그로시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편향된 검증"이라며 얼굴을 붉힐 만큼 강한 불만을 전달한 데 대해 한국 내 우려가 상당하다는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오염수 방류 사태는 일본이 계획한 대로 해양방류 초읽기에 들어가고, 국제외교전으로 쐐기를 박는 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나 해양방류는 끝이 아니고 시작이란 점을 잊어서 안 된다. 지난주 정부는 “향후 일본이 마련한 최종 방류 계획의 적절성이나 이행가능성 등을 따져봐야 최종 판단할 수 있다”며 최종 찬반은 유보했다. 이제 정부는 일본에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도쿄전력의 ‘계획준수’를 전제로 일본이 제공한 자료를 통해 검토한 결과로 국민 불안이 쉬 사라질 것이라 기대해선 곤란하다. 정부는 향후 양국 간 확실한 정보공유체계, 제때 필요한 자료제공, 각 단계의 검증참여 등 후속조치를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한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지속적이고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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