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슛돌이'가 드디어 '꿈의 구단'에 입성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로 꼽히는 이강인(22)이 스페인 마요르카를 떠나 프랑스의 파리생제르맹(PSG)에 5년 계약으로 입단했다. 축구 팬들이 상상하던 '이강인 패스, 음바페 골'이 현실이 될 전망이다. 이강인은 이달 PSG 유니폼을 입고 프리시즌 리그 평가전과 더불어 일본 투어에 참여할 예정이다.
PSG는 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PSG는 이강인과 2028년까지 계약을 맺어 기쁘다"며 "22세의 공격형 미드필더는 PSG에 입단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1998년 서정원 현 청두 룽청(중국) 감독이 스트라스부르로 이적해 프랑스 무대에 첫발을 디딘 이후 안정환(FC메스) 박주영(AS모나코) 정조국(AJ오세르·AS낭시) 황의조(보르도) 등의 뒤를 따르게 됐다.
'등번호 19'를 받은 이강인은 각오를 다졌다. 그는 "내 목표는 항상 팀을 최대한 돕고, 클럽이 모든 경기에서 우승하고 가능한 한 많은 타이틀을 획득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자신의 강점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양쪽 윙에서 뛸 수 있는 미드필더이며, 공을 다루는 데 능숙한 선수"라며 "승리에 대한 열망과 갈증이 많다.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구단은 이강인의 이적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2,200만 유로(약 310억 원)로 보도하고 있다. 이 중 이강인이 440만 유로(약 63억 원)를 챙겼다는 보도도 나왔다. 발렌시아에서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마요르카에 이적하면서 향후 팀을 옮길 경우 이적료의 20%를 선수 몫으로 하는 조항을 넣었다는 것. 이강인의 연봉도 상승할 전망이다. PSG는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그의 연봉을 400만 유로(약 57억 원)로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마요르카에서 받은 연봉 40만 유로보다 10배 많은 금액이다.
PSG는 이강인을 "영재, 왼발의 달인, 그리고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을 제친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구단은 이강인이 불과 6세에 '신동'으로 유명인사였다며, 리얼리티 TV쇼(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한 이력을 소개했다. 또 이강인을 "빠르고 기술적인 미드필더로, 스피드와 왼발을 사용해 차이를 만든다"고 극찬했다. 아울러 2019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언급하며 "이강인은 2골 4도움으로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는데 일조했다. 당시 대회 득점왕 엘링 홀란을 제치고 대회 최우수선수(골든볼)로 뽑힌 미드필더"라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2001년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10세 때인 2011년 스페인으로 건너가 발렌시아 아카데미에서 뛰기 시작했다. 7년 후인 2018년, 17세의 나이로 1군 무대에 데뷔했다. 발렌시아에서 3시즌 동안 62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었던 그는, FA 신분으로 방출되다시피 해 굴욕을 맛봤다. 2021년 여름 '이적료 0원'으로 마요르카에 입단, 2시즌 동안 73경기 7골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0원'으로 이강인을 데려온 마요르카는 역대 최대 몸값을 벌어들이는 기록도 세웠다.
국내 팬들은 이강인을 '슛돌이'로 기억하고 있다. 당시 고(故) 유상철 감독이 지도하던 팀에서 이강인은 현재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선보이는 드리블, 탈압박을 일찌감치 보여준 '축구 천재'였다. 파리 현지 팬들도 유튜브를 통해 이강인의 어린 시절 영상 및 지난달 대표팀 A매치 경기를 접하곤 "대단한 선수가 PSG로 온다" "한국에 손흥민 말고 이런 선수가 있었나" 등 반응을 보였다.
이강인은 최근 PSG가 선임한 스페인대표팀 감독 출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지도를 받는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떠난 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이며, 킬리안 음바페가 팀에 잔류할 경우 축구 팬들이 염원하는 '이강인 패스, 음바페 골' 장면 연출도 가능해졌다. 아울러 네이마르, 마르퀴뇨스, 파비안 루이스 등 쟁쟁한 '월드클래스'들과 경기에 나서게 됐다.
한편 이강인은 이번 프리시즌 PSG 유니폼을 입고 친선경기에 참여할 예정이다. PSG는 22일 리그1에 승격한 르아브르와의 첫 경기를 비롯해 25일부터 일본 투어에 나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소속된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 세레소 오사카(일본), 인터 밀란(이탈리아) 등과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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