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본 요건 강화도... "중형 은행도 규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이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물가 목표치에 근접해 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초당적정책센터(BPC)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리는 지난 한 해 통화정책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 (물가 목표치에) 가까워졌으나 여전히 할 일은 더 있다”고 밝혔다.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은 10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5~5.25%까지 올렸고, 지난 6월에야 동결했다. 바 부의장은 중도 성향 인사로 평가되지만, 이날은 ‘매(통화 긴축 선호)파’에 기운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유사한 정책 기조를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을 지속가능한 2%로 되돌리기 위해 연내 두어 번의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은 덜 하는 것보다 과한 게 낫다.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넘버원 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을 이끄는 로레타 메스터 총재 역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설에서 연내 2회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점도표(향후 기준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도표)와 자신의 통화정책 견해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메스터 총재는 “금리를 어느 정도 더 올린 후 그 수준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통화 긴축·금리 인상’에 쏠린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은 매파로 기운 FOMC 내 정책 성향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연준 내 소수인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는 추가 금리인상 없이도 물가상승률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도 된다”며 “우리의 통화정책은 분명히 제약적인 영역에 있고,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봄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중소 규모 지역은행들의 잇단 붕괴 사태와 관련, 은행들의 자기자본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예고도 나왔다. 바 부의장은 이날 “총 자산 1,000억 달러 이상 은행들에 자기자본을 더 많이 확보할 것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은 “중형 은행들로 규제를 확대한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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