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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화양구곡·청량한 무릉계곡... 진경산수화 속으로

입력
2023.07.11 17: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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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7월 추천 풍류가 흐르는 계곡

충북 괴산 화양구곡 넓은 암반 위로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고 있다. 내달 31일까지 피서철 한시적으로 물놀이가 허용된다. 최흥수 기자

충북 괴산 화양구곡 넓은 암반 위로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고 있다. 내달 31일까지 피서철 한시적으로 물놀이가 허용된다. 최흥수 기자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던 시절, 선조들은 어떻게 여름을 났을까. 조선의 선비들은 물 맑고 경치가 빼어난 계곡을 찾아 더위를 식히고 풍류를 즐겼다. 한국관광공사가 7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자연 속에서 잠시나마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청량한 계곡 5곳을 꼽았다.

아홉 굽이마다 절경, 괴산 화양구곡

충북 괴산은 산이 높은 만큼 이름난 계곡이 많다. 화양구곡이 첫손에 꼽힌다. 청천면 화양천을 따라 약 3km 이어지는 수려한 계곡으로 1곡 경천벽, 2곡 운영담, 3곡 읍궁암, 4곡 금사담, 5곡 첨성대, 6곡 능운대, 7곡 와룡암, 8곡 학소대, 9곡 파곶으로 연결된다. 조선 후기 성리학자 우암 송시열이 말년에 화양구곡에 내려와 만동묘와 암서재, 화양서원 묘정비 등의 유적이 있다. 풍성한 그늘을 걷고 넓은 암반에 미끄러지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더위를 잊기에 충분하다. 출발은 화양동 입구 사거리 쪽이 좋다. 주차장이 넓고 구곡 안내책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 있게 1시간 30분이면 전 구간을 걸을 수 있다. 여름에는 허가된 장소에서 물놀이도 가능해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특히 인기다. 올해 물놀이 허용 기간은 다음 달 31일까지다.

청량함 가득한 풍류 여행지, 함양 화림동계곡

경남 함양 화림동계곡 농월정 아래 암반 위로 옥색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최흥수 기자

경남 함양 화림동계곡 농월정 아래 암반 위로 옥색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최흥수 기자


경남 함양에는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학문과 인생을 논하던 정자와 누각이 곳곳에 있다. 그중 화림동계곡은 수려한 풍경에 여러 누정을 품고 있어 한국 정자 문화의 진수로 꼽힌다. 2개 구간 선비문화탐방로가 조성돼 있는데, 거연정과 농월정을 잇는 1구간(약 6km)이 인기다. 계곡을 따라 숲길과 마을길을 거닐며 거연정, 군자정, 영귀정, 동호정, 경모정, 람천정, 농월정 등 7개 정자를 만난다. 물이 흐르는 방향대로 걷고 싶다면 거연정에서 시작한다. 전 구간을 걷기가 부담스러우면 정자와 계곡에서 여유롭게 쉬며 일부만 둘러봐도 좋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인 함양상림, 고풍스러운 개평한옥마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된 남계서원 등을 함께 둘러보길 권한다.

굽이굽이 이어진 신비의 숲, 부안 봉래구곡

봉래구곡이 시작되는 부안댐 잔잔한 호수에 내변산의 푸른 산세가 담겼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봉래구곡이 시작되는 부안댐 잔잔한 호수에 내변산의 푸른 산세가 담겼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변산반도국립공원 내변산에 있는 봉래구곡은 약 20km에 이르는 하천 지형 중 경치가 빼어난 아홉 곳을 이른다. 1곡부터 5곡까지 왕복 2시간 남짓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아쉽게도 6~9곡은 1996년 부안댐 건설로 물에 잠겼다. 봉래구곡 탐방은 자생식물관찰원과 실상사 터를 지나 5곡 봉래곡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주변 암반에 새겨진 글귀가 유서 깊은 계곡의 운치를 더한다. 4곡 선녀탕과 3곡 분옥담은 지름에 비해 깊은 항아리 모양으로 파여 있다. 높이 30m에 이르는 2곡 직소폭포는 변산반도를 대표하는 절경이다. 여정이 끝나는 1곡 대소도 소담스럽다. 서해안 대표 피서지인 변산해수욕장, 백악기 퇴적암이 신비로운 형상을 빚은 채석강도 부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네, 동해 무릉계곡

짙푸른 숲에 둘러싸인 동해 무릉계곡의 무릉반석과 삼화사. 한국관광공사 제공

짙푸른 숲에 둘러싸인 동해 무릉계곡의 무릉반석과 삼화사. 한국관광공사 제공

강원 동해시 무릉계곡은 청량한 물소리와 함께 풍류를 만끽하는 피서지다. 시선을 압도하는 기암괴석과 장쾌한 폭포가 환상적이다. 계곡은 호암소에서 용추폭포까지 약 4km 이어지는데, 초입의 무릉반석이 눈길을 끈다. 옛날 묵객들이 남긴 이름과 글귀가 드넓은 바위 곳곳에 새겨져 있다. 바로 상류에는 나라에서 수륙재(물과 육지의 홀로 떠도는 귀신과 아귀에게 공양하는 재)를 올린 삼화사가 위치한다.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진경산수화를 보는 듯 풍광이 수려하다. 두타산과 청옥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만나는 쌍폭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체력과 시간이 된다면 장엄한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두타산협곡마천루와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솟은 베틀바위까지 걸어 볼 것을 권한다. 무릉계곡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700원이다.

조선의 선비들이 극찬한 서울 수성동계곡

서울 수성동계곡은 도시화로 훼손됐다 옛 모습을 되찾아가며 방문객이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 수성동계곡은 도시화로 훼손됐다 옛 모습을 되찾아가며 방문객이 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수성동계곡은 서울 인왕산 기슭에 위치한다. 경복궁과 가깝고 한양도성 안이어서 조선의 왕족과 사대부는 물론 중인들도 자주 찾던 계곡이다.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가 그림과 시로 소개할 만큼 풍광이 수려했다. 1971년 계곡 주변에 옥인시범아파트가 들어서며 경관이 훼손됐다 2012년 옛 모습을 되찾았다. 평소 건천으로 물이 흐르지 않던 계곡도 비가 내린 뒤에는 본모습을 드러낸다. 곳곳에 너른 바위가 있어 쉬기 좋고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인왕산자락길 전망대에 오르면 세종마을(서촌)과 경복궁, 청와대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계곡 입구에는 차를 댈 곳이 없다. 종로09번 마을버스를 이용해 종점에 내리면 된다.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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