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보장원장 "18세 이후 부모 정보 알게 논의 중"
미신고·아이 알 권리·부모 숨길 권리 다 챙기나
위기 임산부 안전한 출산 유도하도록 대응책 마련
정부가 출생 미신고 아동 대책으로 제기되는 '보호출산제' 논란과 관련해 절충안으로 독일 '신뢰출산제'와 비슷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익명 출산제로 불리는 보호출산제가 시행되면 출생 정보와 부모를 알기 어려워 아이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반론이 나오자 성인이 되면 관련 정보를 알 수 있게 보완하려는 것이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범부처 차원에서 만 18세가 되면 아이와 부모가 서로 동의한 상태에서 부모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구조를 논의 중"이라고 보호출산제 보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는 독일이 2014년부터 시행한 신뢰출산제와 유사하다. 독일은 산모가 신원 노출과 양육을 원하지 않더라도 아이가 무사히 태어날 수 있게 하고, 출산 시 부모 정보는 등록하도록 했다. 아이는 16세가 된 이후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는데, 우리는 18세 이후 정보 제공을 논의 중이다.
위기 임산부, 지자체 먼저 찾지만 도움 못 받는 게 현실
다만 상호 동의 여부에는 차이가 있다. 독일은 아이가 법원에 정보 제공을 신청하면 부모가 원하지 않더라도 제공된다. 반면 우리 정부는 부모와 아이 모두 동의해야 공개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출생 미신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의 알 권리 못지않게 산모의 숨길 권리도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끝내 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아이의 알 권리는 침해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프랑스의 경우 완전한 익명 출산이라 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가 프랑스 방식을 하려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수시로 정보 제공 동의 여부를 물으면 어느 순간 부모가 귀찮아서, 혹은 마음이 바뀌면 나중에라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처들과 논의 중이라 아직 구체화한 건 없고 (보호출산제 관련) 법안도 통과되지 않은 상태"라며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절충안이)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출산통보제와 보호출산제가 미신고 아동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는 건 어렵다며 '위기 임산부'를 지원해 병원 출산을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장원은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위기 임산부 지원 대책'을 마련 중이다. 그는 "위기 임산부들이 아이를 낳으면 제일 먼저 접촉하는 곳이 지방자치단체 주민센터인데, 정작 그분들을 응대할 수 없다"며 "응대 매뉴얼이나 대응 요령, 관련 정보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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