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국정조사' 두고 정쟁 지속
"여야 합의하면 '타당성 재조사' 가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백지화' 선언 이후 여야 공방이 거세지면서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다. '주민의견 수렴'을 앞세워 일단 시간을 벌고 있지만,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좌초된 책임에서 정부·여당이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다시 하자"며 불씨를 되살려 사업을 재추진할 동력을 확보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정쟁 요소 거둬지면 재추진"이라지만... 당내서도 "정치 공세에만 빠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선동하고 정쟁화하는 상황에서 국토부 입장에선 어느 안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쟁 요소가 거둬지고 나면 (사업 재추진이라는) 지역주민들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속도로 사업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도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을 물고 늘어지는 민주당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여당 내부에선 이 같은 '강 대 강' 대치에 대해 볼멘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의혹 제기가 원인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주민의 숙원 사업을 그대로 방치선 안 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객관적·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결정하면 되는데 정치 공세에만 빠져 있다"면서 "사안을 중앙 정치로 끌고 와서 더욱 정쟁으로만 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가 요구하면 타당성 재조사 가능"... 출구전략 될까
국민의힘 일각에선 출구전략으로 '대안 노선(강상면 종점)'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원안으로 예타가 되는데 대안이 작년 5월에 새로 튀어나오지 않았느냐"며 "모든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시 재검토하자. 다시 예타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은 "여야가 합의해 국회에서 요구하는 경우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할 수 있다"며 "당장 정쟁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정쟁이 잠잠해지면 출구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당성 재조사는 예타를 통과한 사업의 총사업비가 15%(총사업비 1,000억 원 이상인 경우) 이상 증가한 사업, 감사원 혹은 국회가 요구하는 사업에 대해 실시할 수 있다. 이번 고속도로 대안은 원안 대비 사업비가 0.8% 늘어나 비용 증액에 해당하지 않지만, 여야가 합의하면 재조사가 가능한 셈이다.
원안과 차이가 큰 대안을 추진하면서 예타를 건너뛰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대안이 월등한데 왜 원안으로 예타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여권은 "예타를 일단 통과해야 하니 예산이 가장 적게 들어가는 원안을 먼저 제시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해왔기 때문이다. 사실상 '꼼수'로 예타를 통과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경제부총리 출신 김동연 경기지사는 "(대안 노선은) 시·종점이 바뀌고 원안 대비 약 55%가 대폭 변경됐다"며 "타당성 재조사는 둘째치고 예타를 다시 해야 할 가능성도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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