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3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현재 달러 기준 한국 GDP는 전년 대비 7.9% 감소한 1조6,733억 달러다. 원화로는 3.9% 성장한 2,161조8,000억 원이었지만, 연 12.9% 가까이 오른 환율의 영향으로 달러 GDP는 되레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20년과 21년 연속 세계 10위였던 우리나라 GDP 순위는 세 계단이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가 GDP 세계 1위는 미국으로 25조4,627억 달러, 2위는 중국으로 17조8,760억 달러를 기록, 확고한 ‘빅2’였다. 이어 일본 독일 영국 등이 각각 4조 달러 내외로 ‘톱5’를 형성했다. 톱5는 그렇다 해도, 우리가 그동안 ‘톱10’ 경쟁을 벌여온 이탈리아나 러시아, 브라질 등보다 처지는 추세가 나타나는 건 환율과 별개로 우리의 상대 생산성이 하락하는 징후로 읽힐 만하다.
사실 경제의 질로 볼 때, GDP 총량보다 중요한 게 1인당 GDP일 수 있다. 우리나라 1인당 GDP는 2021년 현재 3만4,980달러로 세계 23위에 그친다. 같은 기간 스위스가 9만360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노르웨이 아일랜드 덴마크 싱가포르 스웨덴 네덜란드 등이 톱10을 형성했다. 1인당 GDP가 23위라는 건 경제체질 개선을 통해 생산성과 1인당 GDP를 높일 여지가 아직 남았다는 얘기다. 그 경우 GDP 총량에서도 톱10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인 셈이다.
경제력 퇴조는 한순간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같은 격변이 닥친 상황을 감안하면, 생산성 제고와 미래 성장동력 확충은 국운을 가를 절박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지금 반도체 이차전지 모빌리티 바이오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통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생산성 제고를 위해 산업구조 전반을 고부가가치형으로 개편하는 노력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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