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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짜파구리'로 탄력받은 농심..."일본 라면 제치고 미국 1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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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짜파구리'로 탄력받은 농심..."일본 라면 제치고 미국 1위 노린다"

입력
2023.07.13 15:00
수정
2023.07.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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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주년 맞은 신동원 회장, 중장기 비전 밝혀
2025년 미국 제3공장 착공
"2030년 미국 매출 세 배 성장" 청사진

신동원 농심 회장이 미국 제2공장의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농심 제공

신동원 농심 회장이 미국 제2공장의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농심 제공


영화 '기생충' 개봉 이후 미국 라면 시장에서 인기를 이어가며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영업이익 604.1% 성장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거둔 농심이 2030년까지 미국 라면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3일 신동원 회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농심의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신 회장은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세 배 수준인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고 라면 시장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2025년 미국 제3 공장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농심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해외 시장 진출 전략으로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가지고 나간다는 철학이 성공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적 식품 브랜드가 치열하게 맞붙은 미국 시장에서 농심은 2005년 LA 공장을 가동해 서부 및 교포 대상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일본의 저가 라면이 기존 미국 시장을 장악한 것과 달리 농심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해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이뤄냈다.



팬데믹 때 미국서 '든든한 한 끼'로 인정받은 농심 라면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 지난 2020년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 상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 덩달아 농심 라면도 주목을 받았다. 농심 제공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 지난 2020년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 상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 덩달아 농심 라면도 주목을 받았다. 농심 제공


농심의 미국 시장 공략의 전환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부터다. 농심 라면이 간편하게 조리해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더불어 2020년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탔는데 여기에 등장한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유명해지면서 농심 라면은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뉴욕타임스는 농심의 신라면 블랙을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하기까지 했다.

농심은 "미국에서 라면의 인기로 2021년에는 농심 미국 공장의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에 이듬해인 2022년 미국 제2공장을 완공해 생산 능력을 70% 끌어올려 공급량을 크게 늘렸고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매출액 40.1%, 영업이익 604.1% 성장을 거뒀다는 것이다.

농심은 이르면 2025년 미국 제3공장 착공으로 미국에서 두 번째 '퀀텀점프'를 노린다. 생산량을 더 늘려 지난해 미국에서 4억9,000만 달러였던 미국 매출도 2030년에는 15억 달러까지 세 배 늘릴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라면 시장점유율 1위는 47.7%의 일본 토요스이산, 2위가 25.2%의 농심인데 2030년에는 농심이 1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와 1위 일본 업체와 점유율 차이를 감안할 때 미국 시장의 비전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 농심은 내실을 다지는 데 힘써왔다.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디지털 전환으로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렸고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팝업스토어 등 '올드'한 이미지 변신도 꾀했다. 농심은 앞으로 중동에서 기존 스마트팜 사업을 꾸준히 강화하고 대체육 등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키우며 '라이필' 등 브랜드를 앞세워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다양한 상품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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