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인류 문제 풀 솔루션 플랫폼 돼야"
中 시장 잃으면 큰 타격…대체 어려워
리오프닝 효과엔 "시장, 과거와 달리 봐야"
"제가 짚고 다니는 이 목발에는 광고판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부산엑스포 선전 로고입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2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개막한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목발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달 테니스를 치던 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순방에 동행할 때도 이후 유럽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을 할 때도 이 목발을 짚고 다녔다.
잠시 뒤 개막식에서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부러진 다리 생각하면 흥부전 속 제비다리를 떠올리는데 외국에서는 다리가 부러졌다(break a leg)는 말에 '행운을 빈다'는 숨은 뜻이 있다"며 "목발을 짚고 다니다 보니 많은 사람이 좀 불쌍해한다. 그 덕분에 동정을 얻어서 엑스포 유치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부산엑스포를 유치해야 하는 이유를 미래 세대에서 찾았다. 그는 "후대에 미중일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독립적으로 살려면 그만큼의 복잡한 관계를 다 만질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엑스포만큼 좋은 게 없다"고 강조했다. 엑스포의 의미도 재정의했다. "과거 엑스포가 하드웨어나 기술을 자랑하는 장이었다면 이제는 인류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솔루션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잃으면 경제에 상당한 타격"
미중 갈등과 관련해 "중국 시장을 다 잃거나 급격하게 떨어지면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내부 혼란이 이어지기 때문에 그건 가장 조심하고 잘 관리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을 통째로 포기한다면 대체할 만한 시장을 찾을 수 없고 이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서 기업이 처한 환경과 그에 따른 생존 방식도 예전과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기업 경쟁력 자체에 개입하는 일들이 생겼다"며 "이제는 정부 플러스 기업의 경쟁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경쟁력을 키워야겠지만 이제는 밖에 나가서 기업만으로 이길 수 없는 상태"라며 "정부와 민간이 '원팀'이 돼서 활동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리오프닝했으니 예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막연한 기대"라며 달라진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설명했다. "중국 안에서도 어떤 지방에선 하기 어려운 사업이 다른 지방에선 환영받는 등 천차만별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봉쇄돼 있던 기간 중 중국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해선 정보가 부족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중국은 경제규모가 크고 지방마다 시장 상황이 달라 성 단위로 쪼개서 접근해야 한다"며 "빠른 속도로 정책, 사람, 환경 다 바뀌었기 때문에 기업인들도 중국을 방문해서 관계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