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8형 ICBM 발사 현지 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웃음을 되찾았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성공으로 지난 5월 3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로 구긴 체면을 만회하면서다. 기세를 몰아 한미가 대북 적대시 정책의 패배를 자인할 때까지 공세를 펼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7월 12일 미사일총국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무력의 핵심 무기체계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형 시험발사를 감행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현지에서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화성-18형 ICBM은 최대 정점고도 6,648.4㎞까지 상승해 거리 1,001.2㎞를 4,491초(74분 51초)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 목표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
김 위원장은 현지 지도를 통해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화성-18형 ICBM을 두고 "반공화국 핵전쟁 위협과 도발적인 침략 행위들을 철저히 억제하고 압도적으로 대응하며 우리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는 가장 강력한 핵심 주력 수단으로서의 사명과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적시했다. 일선 부대 배치 및 운용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다.
전날 발사한 화성-18형 ICBM은 지난 4월 1차 시험발사 때와 비교해 일부 개선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고고도에서도 화성-18형 ICBM 발사 과정을 모니터하기 위해 성능이 향상된 텔레메트리 안테나가 장착된 것이 식별됐다"고 말했다. 또 비행시간이 북한 발사 ICBM 중 최장인 74분여를 기록했다. 정점고도 역시 1차 시험발사 때의 3,000㎞를 두 배 이상 경신했다. 다만 비행시간 및 정점고도는 단 분리 및 점화 방식뿐만 아니라 탄두부에 싣는 물체의 무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지나치게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이 사실상 우주발사체로 사용할 수 있는 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추가 도발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당장 한미는 오는 18일 서울에서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개최한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이 핵억제 강화 방안으로 제시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 해군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한반도 전개도 시기가 관건일 뿐 기정사실인 상황이다. 북한도 오는 27일 ‘전승절’(정전협정일)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이번 ICBM 발사에 대해 "대외적으로 미 SSBN의 한반도 전개에 앞선 경고의 메시지"라며 "정치적으로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만회하고 전승절 70주년 대규모 열병식과 연계해 군사 치적을 내세우며 체제 결속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실제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군사논평원' 명의 논평에서 "우리의 주권수호 의지를 시험하는 것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핵전쟁으로 확전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최대한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불을 즐기는 자 불에 타 죽기 마련이듯이 상대방의 주권을 존중할 줄 모르면 종당에는 자기의 주권도 지키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방성 대변인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 담화에 이어 ‘경제수역’에 미국 전략정찰기가 진입한 것에 대한 반복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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