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시가총액으로 본 산업별 국제 경쟁력 분석
우리나라가 주력하고 있는 반도체·소재·자본재(생산과정에 쓰이는 기계·장비) 산업군에서 미국, 중국, 일본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 등 산업군에 대한 세액 공제와 규제 혁신 등 각종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시가총액으로 본 산업별 미래 국제 경쟁력 분석'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산업군별 시가총액 비중과 주요 5개국(G5) 및 중국의 산업별 경합 수준을 파악한 결과,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산업군별 비중은 기술 하드웨어 및 장비가 23.7%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자본재 15.2% △소재 9.8% △제약·생명공학·생명과학 8.4%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6.0% 순으로 컸다.
이 가운데 한국은 총 7개 산업군에서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석은 시가총액 분포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한 '현시비교우위지수'(RCA) 수치를 통해 도출됐다. RCA는 점수가 1보다 크면 해당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산업은 기술 하드웨어 및 장비(4.02), 자동차 및 부품(2.09), 소재(1.92), 자본재(1.77),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1.29),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1.15), 제약·생명공학·생명과학(1.06) 등 순이었다.
반면 보험(0.62), 운송(0.91), 부동산 관리 및 개발(0.07) 등의 산업군에서는 비교우위를 갖지 못하다고 분석됐다. 특히 부가가치가 큰 금융업(은행·보험)의 경우 향후 국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의 금융업은 경쟁력이 낮을 것이라 평가됐다.
상위 5개 산업군에 시가총액 63.1% 편중
문제는 반도체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산업군의 경우 앞으로 미국, 일본, 중국과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같은 시장을 두고 우위를 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전경련이 지난해 주요국의 RCA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미국과는 하드웨어와 반도체, 중국·일본과는 소재와 자본재 등에서 미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경련은 하드웨어와 반도체 분야에 지나치게 편중된 만큼 안정적 산업 기반을 마련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가가치가 큰 금융, 헬스케어 등에서 떨어지는 경쟁력은 제고하되 주력 산업군에 대해서는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반도체 등 경쟁력 우위 산업에 대한 과감한 연구 개발(R&D) 세액공제 지원과 더불어 금융 등 경쟁력 열위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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