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미국 음원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상위 1만 곡 기준
영어, 스페인어 이어 세 번째 비중... 2년 전 0.5%에서 꾸준히 상승
CD시장은 K팝 천하... 톱10 중 9팀(명)이 한국 가수
K팝 한류 덕에 한글 수강생 폭증... 세종학당 수강생 150배 증가
올해 상반기 미국 음악 시장에서 한국어 노래가 재생된 비중이 2년 전과 비교해 1.8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K팝이 해외에서 한국어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세계 음악시장 분석업체 루미네이트가 발표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음원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상위 1만 곡의 언어 비중은 영어(88.3%), 스페인어(7.9%), 한국어(0.9%) 순이었다. 재생 순위는 2021, 2022년과 3위로 똑같지만 점유율은 2년 전 0.5%에서 지난해 0.7%로 오른 뒤 올 상반기에 또 상승했다. 루미네이트는 "지난 10년간 미국과 전 세계에서 비(非)영어권 음악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K팝이 전례 없는 판매량과 스트리밍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인기곡 차트인 '핫100'에서 '라이크 크레이지'로 지난 4월 1위에 오르고,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불을 지핀 K팝 열풍이 스트레이키즈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2018~2019년 데뷔한 4세대 그룹에까지 옮겨붙으며 미국에서 세를 더 키운 결과로 보인다.
실제 미국 K팝 팬들은 현지 음악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 보고서에서 K팝 팬들은 미국의 평균적인 음악 청취자들보다 매월 음악과 관련된 소비에 약 75% 이상 더 돈을 쓰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K팝 아이돌그룹은 올 상반기 미국 CD 시장을 휩쓸었다. CD 판매 톱10 중 6위에 오른 테일러 스위프트를 제외한 나머지 가수는 모두 K팝 가수였다. 지난 2월 미국 빌보드 주요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 정상에 오른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앨범 '이름의 장: 템테이션'을 39만5,000장 팔아 치워 1위를 차지했다. 스트레이키즈(2위), 트와이스(3위), 세븐틴(4위),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5위)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미국 밖에서도 K팝의 영향력은 컸다. 전 세계 온라인 재생 상위 1만 곡 통계에서 한국어 노래 비중은 3.1%로, 영어(56.4%), 스페인어(10.6%), 힌디어(8.7%)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에선 한국어 노래 비중이 영어(39.1%)와 인도네시아 자국어로 된 음악(25.7%)에 이어 세 번째(6.0%)로 높았다.
이런 K팝 한류 덕에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수강생도 폭증했다. 2007년 문을 연 세종학당에서 당시 740명에 불과했던 한국어 수강생 수는 지난해 11만7,636명으로 150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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