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스타트업 하이메디 체험기 3회
하이메디는 외국인 환자들이 국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병원, 숙소, 교통, 통역 등을 제공하는 의료관광 신생기업(스타트업)입니다. 이용자들이 외국인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부터 입국자가 줄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서돈교 하이메디 대표는 어려운 코로나19 시기를 중증 환자에 집중해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중증 환자는 4대 중증 일환인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입니다.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은 성형이 유명해요. 하지만 코로나19로 성형보다 중증 환자에 집중하고 삼성서울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등 큰 병원의 환자를 유치했죠. 여기 맞춰 중증 환자를 유치할 방법을 연구했고 이것이 경쟁력이 됐죠. 해외 의사들과 협력 관계를 맺어 그 의사들이 현지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 환자들을 하이메디에 소개해줬어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생사가 걸린 중증 환자들은 치료차 한국에 왔죠.”
의료관광으로 입국한 외국인 환자들은 짧으면 2주, 길면 2~3년 한국에 머무릅니다. 그동안 외국인 환자들의 지원 업무는 서비스팀이 맡습니다. 이들은 병원에서 일어나는 의료 행위 외 외국인 환자들의 전반적인 생활을 관리합니다. 총 4명의 서비스팀 직원 중 2명이 아랍어 전공입니다. 그만큼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환자 비중이 큰 편입니다.
임예은 하이메디 서비스팀 직원에 따르면 중동 이용자들을 위해 호텔을 알아볼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습니다. “중동 사람들은 호텔에 꼭 부엌이 있어야 해요. 이슬람교를 믿는 중동사람들은 기도하고 목을 한 번에 쳐서 도축한 방식의 할랄 음식만 먹을 수 있어요. 그래서 한국에서 외식을 거의 하지 못하고 직접 요리를 해 먹어요.”
문제는 부엌 딸린 호텔이 국내에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서비스팀에서는 서울에 있는 부엌 딸린 호텔에 모두 연락해 제휴를 맺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매일 제휴를 맺은 호텔들의 빈방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고 이용자에게 등급, 가격, 병원과 떨어진 거리 등을 따져 호텔을 추천해 줘요.”
직접 환자들을 응대하다 보면 사건 사고도 자주 일어납니다. “같은 호텔 앞에서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병원으로 향하는 차 두 대를 준비했는데 환자들이 미리 보내 준 차량 번호를 확인하지 않아 바꿔 탄 경우가 있어요. 한 환자가 평소에 가던 길과 다르다는 연락을 해와서 상황을 알게 됐죠. 바로 기사분들한테 전화해 해결했어요.”
서비스팀의 이유나 씨는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외국인 고객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습니다. “외국인 등록증 카드를 발급하려면 법무부 심사로 2~3주 걸려요. 그런데 한 외국인 환자가 일주일 이내에 출국해야 하니 빨리 발급해 달라고 성화를 부렸죠. 법적 절차라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해도 해결해 주지 않으면 집에 가지 못하게 하겠다며 몸을 밀며 막무가내로 떼를 썼어요. 결국 다른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했지만 무서워 눈물이 났어요.”
이런 경우 직원들끼리 대학의 조별과제 하듯 서로 도우며 이겨냅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함께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서로 도와줘요. 아랍인 직원들이 있어서 아랍인 환자 응대할 때 많은 도움을 받죠. 직원들끼리 경기 양평으로 합숙(MT)도 다녀왔어요. 친구들은 주말에도 회사 사람을 만나는 게 신기하다고 하는데, 친하고 잘 맞아 가능하죠.”
서비스팀 직원들은 외국인 환자들을 맞으며 순발력과 위기 대응 능력을 키웠습니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해도 생명과 관련된 일이니 당황해서 멈추면 안 돼요. 주변 사람에게 바로 알리고 빨리 해결해야죠. 환자들이 위급하면 소리를 지르며 화도 많이 내는데 허둥지둥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하며 단계별로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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