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등으로 주민 수백명 대피
농경지·시설·축산농가 피해도 속출
모레까지 강한 비... 추가 피해 우려
13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대전·세종·충남지역에서 인명·재산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8일까지 많은 비가 예상돼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쏟아진 호우로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14부터 15일까지 논산, 청양, 세종에선 산사태가 발생해 4명이 목숨을 잃었고, 공주에선 1명이 호우에 휩쓸려 사망했다. 아산 봉재저수지에서 그물로 물고기를 잡던 아들을 찾아가던 중 물살에 휩쓸려 실종된 70대는 사흘 만에 저수지에서 3.7㎞ 떨어진 수풀에서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세종시 연동면에선 집 옆의 토사물이 밀려들면서 70대 남성이 매몰돼 소방당국이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충남 소방당국은 또 현재까지 호우로 고립된 319명(18건)을 구조했다. 논산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마을로 물이 유입되자, 당국은 즉각 주민 대피 마을 방송을 하고, 안전 안내문자 발송 등을 통해 206명을 인근 학교로 대피시켰다. 논산시 성동면에서도 금강 제방 하부 토사가 논으로 유입되자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도는 전날 공주시 요양원 3곳에서 구조된 입소자 150명을 다른 요양시설에 이송키로 했다. 성인 허리높이까지 물이 들어찼던 공주시 옥룡동 주민 107명은 공주대 옥룡캠퍼스나 지인 집으로 피했다. 지천 제방 붕괴로 침수된 청양군 청남면 인양리 주민 203명도 인근 학교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해 지내고 있다.
시설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충남에서만 도로 97곳에서 침수·침하, 사면 유실, 토사 쌓임 등 피해가 발생했다. 하천 43곳 제방·호안이 유실됐으며, 축대·옹벽 붕괴 등 사유 시설도 23곳에서 피해를 봤다.
문화재 피해도 이어졌다. 공산성, 부소산성, 석장리유적, 부여 왕릉원, 문수사, 서천읍성 등 도내 곳곳의 문화재 8건이 일부 유실되거나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농경지는 침수 3,256㏊, 유실·매몰 27.8㏊ 등 피해 면적이 3,283.8㏊로 집계됐다. 공주와 보령, 논산, 청양, 부여 등 5개 시·군 64개 축산농가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농가에선 한우 3,062마리, 돼지 6,029마리, 닭 25만1,800마리, 꿀벌 150군을 키우고 있다.
배수장과 저수지, 양수장 등 농업생산기반시설(37곳)과 내수면 양식장(11곳)도 호우 피해를 입었다.
산사태는 총 147곳(8.79㏊)에서 발생했으며, 침수, 파손, 투사 유출, 옹벽 붕괴 등 건축물 피해도 52건이나 발생했다.
충남도는 현재 도내 지하차도 44곳 가운데 6곳에 담당 공무원 등을 투입해 출입을 통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세종시에선 도로 등 공공시설 8건, 사유 시설 5건 등 13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침수나 산사태 위험에 따라 마을회관 등지로 126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대전에서선 도로가 파손되거나 토사가 유출되는 등 공공시설 피해가 84건, 주택 침수·파손, 차량 침수, 농경지 침수 등 사유 시설 피해는 163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17세대 주민 34명이 지인 집 등에서 지내고 있다고 대전시는 전했다.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청양 정산이 569㎜로 가장 많았으며, 공주 510㎜, 세종 484.9㎜, 계룡 452㎜, 부여 440.1㎜, 보령 436.4㎜, 연무(논산) 405.5㎜, 천안 358.6㎜ 등이다.
대전·세종·충남 전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기상청은 18일까지 시간당 30∼6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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