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용품 스타트업 코니바이에린 체험기 1회
편집자주
한국일보 스타트업랩의 인턴기자 H가 스타트업을 찾아갑니다. 취업준비생 또래인 H가 취준생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스타트업에 들어가 3일 동안근무하며 취준생들의 눈높이에서 살펴본 관찰기를 매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스타트업들의 땀과 노력, 취준생들의 기대와 희망을 여기 담아 전달합니다.
코니바이에린은 아기용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신생기업(스타트업)입니다. 신생아부터 7세 어린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 옷과 부모들이 착용하는 아기띠 등을 판매합니다.
시작은 임이랑 코니바이에린 대표가 겪은 불편에서 비롯됐습니다. "목 디스크가 있었는데 출산하고 오래도록 고개를 숙여 아이를 보고 있다가 디스크가 터졌어요. 목을 움직이거나 아기를 안기 힘들었죠. 시중에 있는 아기띠 9개를 구매했지만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대부분 아기 무게가 어깨 쪽에 쏠려 심하게 아팠어요.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죠."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임 대표는 아기띠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서울의 동대문 원단 시장을 돌아다니고 인터넷 검색을 하며 원단과 가공법을 공부했습니다. 아기띠 도면을 모눈종이에 그린 뒤 면과 면 폴리 등 7가지 종류 원단을 골라 견본을 만들었습니다. 오랜 시간 견본을 사용하면서 면 폴리 스판 소재가 좋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순수 면 원단은 안정적이지 않고 너무 잘 늘어났어요. 폴리는 시원하고 스판은 복원력과 신축성이 좋아서 착용하는 사람의 몸에 맞게 늘어나고 줄어들어 들뜨지 않고 아기의 무게가 잘 분산됐죠. 안정적이었어요."
도면 대로 제품을 만들어줄 봉제 공장을 찾아 헤매 다닌 끝에 재봉 일을 하는 숙모의 도움으로 원하는 조건의 공장을 찾았습니다. 백화점 납품 경력 30년의 공장장은 믿을만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서 아기띠를 착용하고 있는 이지애 아나운서의 영상을 보게 됐습니다. 임 대표는 직접 이 아나운서에게 "아기띠 쓰면 허리 아프지 않으세요? 제가 아기띠를 만들었는데 관심 있으세요?"라고 연락을 보냈습니다. 긍정적 답변을 받고 아기띠를 보내주자 이 아나운서가 이를 착용한 사진을 SNS에 올리고 긍정적 후기를 남겼습니다. 덕분에 입소문을 탄 아기띠 500개가 2주 만에 모두 팔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본 임 대표는 지난 1월 아기띠 외 더 많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서울 이태원동에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센터 코니랩을 만들었습니다. "제품 관련 모든 회의를 여기서 해요.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곳이죠. 기본적으로 모든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지만, 제품 그룹의 직원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출근해 회의하죠."
제품 개발과 생산은 제품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8명이 일하는 제품 그룹에서 담당합니다. 이들이 매주 한 번 실시하는 정기 회의에 참석해 봤습니다. 책상 위에 새로 출시할 제품의 표본들을 올려놓고 함께 살펴보며 회의합니다. 이날의 회의 주제는 어린이용 겨울 외투였습니다. 직원의 아들에게 견본을 입혀 찍은 사진을 보면서 크기와 소매 길이, 목둘레 등 개선점을 의논했습니다.
신제품을 개발하면 직원들 가족이 곧잘 모델이 됩니다. 임 대표도 자신이 아이를 키우며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아기들이 침을 흘리는 모양을 생각해 보면 턱받이 바깥쪽이 젖으니 폭을 조금 키워도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임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은 직접 체험하며 제품 검사를 합니다. 임 대표는 새로운 아기띠를 출시하기 전에 생후 141일 된 아기가 있는 지인의 집에 찾아가 아기띠를 직접 사용해 보며 확인했습니다. 아기띠를 했을 때 아기가 어떤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지 관찰하고 부모의 의견도 들었습니다.
임 대표는 새로운 아기띠를 출시하기 전 항상 거치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아기띠를 쓰기 적합한 나이부터 전후까지 다양한 아기들을 모집해요. 아기가 있는 환경에 가서 육아 양식도 파악하고 착용법을 설명해 줘요. 최근 한 달간 스무 번의 시험을 거쳤을 만큼 많은 공을 들이죠."
이 업체와 임 대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아기를 키우는 부모의 행복입니다. "싸게 좋은 제품을 사면 좋은 부모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우리 제품을 통해 그런 기쁨을 주고 싶어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