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관리 예산 교부시 목적 지정하거나
수해 우려 큰 지방하천 승격시켜 관리 고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관계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총체적 부실 대응으로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당정은 상당수의 하천 관리 업무가 지자체로 분산돼 있는 현행 치수 정책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자체에 교부되는 하천 관리 예산의 대부분을 사실상 국가가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행정안전부에서 지자체에 교부세를 내려보낼 때부터 용처를 '하천 관리'로 못 박는 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참사의 원인이 된 미호강은 국가하천으로, 기본적으로 국가가 관리 주체다. 다만 '물관리 일원화' 정책에 따라 지난해 1월 국토교통부에 남아있던 하천 업무를 넘겨받은 환경부는 5대강 본류와 일부 국가하천을 제외한 국가하천 유지·보수를 지자체에 위임하고 있다. 미호강 역시 청주시가 국고를 지원받아 관리하는 하천이다.
이처럼 상당수 하천의 관리 업무가 지자체 등에 맡겨져 책임이 분산되고 재난 관리에 구멍이 생길 위험이 크다는 게 당정의 문제의식이다. 특히 중앙에서 지자체로 교부금을 전달할 때 예산 용처를 별도로 지정하지 않아 예산이 다른 곳에 쓰이는 경우도 많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부금 용처를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다.
당정은 이 밖에 수해 우려가 큰 지방하천은 국가하천으로 승격시켜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수해 방지를 위해 지류·지천을 정비하는 '포스트 4대강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현장을 살펴본 뒤 "이미 보름 전쯤 지류·지천 정비를 포함한 하천의 안전 관리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 근본 대책을 수립해 보고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며 관련 계획을 언급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치수 정책 전면 재검토의 연장선에서 지류·지천 사업도 본격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