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가구 피해... 경찰, 몰수보전신청
이른바 ‘바지 명의자’를 앞세워 350억 원이 넘는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범죄단체조직,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 혐의로 공인중개사 A(38)씨 등 7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범행을 도운 중개보조원 2명도 함께 체포됐다.
A씨 일당은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동시진행’ 수법으로 서울, 경기, 인천 일대에서 세입자 153가구의 전세보증금 353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동시진행은 전세가를 매매가와 동일하게 맞춘 뒤 세입자 보증금으로 주택 매매대금을 치르는 것으로 전세사기에 자주 악용되는 방식이다.
A씨는 2021년 4월 서울 구로구에 공인중개사무소를 연 뒤 분양사업자 1명, 중개보조원 3명, 바지 명의자 2명 등 공범 6명을 포섭했다. 이후 바지 명의자를 임대사업자로 포장해 세입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으로 매매 대금을 치르게 한 다음, 부동산 소유권을 바지 명의자 앞으로 이전했다.
이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임대보증금 보험을 내세워 세입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실제 보증금 반환 의무를 떠넘기려 HUG 임대보증 보험도 발급받았다. 경찰은 카카오톡 대화를 분석해 일당이 애초에 바지 명의자를 파산시킬 목적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바지 명의자 앞으로 이전된 부동산 153가구에 대해 몰수보전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계약서 작성 전후에 임대인이 변경되거나 전세보증금과 매매대금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경우 전세사기 가능성이 큰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금주 중 A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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