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입자 폭증... '피지컬: 100' 등도 기여
넷플릭스, 한국 등 미국 외 국가 제작 비중 커
"작가·배우 파업 영향, 상대적으로 작을 듯"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2분기(4~6월) 전 세계에서 600만 명에 가까운 신규 가입자를 모았다.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정책과 광고를 보는 대신 월 구독료를 낮춘 이른바 '광고 요금제' 출시에 힘입은 결과다.
현재 미국 할리우드에선 넷플릭스 등 OTT 업체들에 공정한 계약 관행 정립을 촉구하는 배우와 작가들의 총파업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정작 넷플릭스는 실적 등에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 등 미국 외 지역에서 만든 콘텐츠의 높은 인기 덕이다.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이 81억8,700만 달러(약 10조3,700억 원), 영업이익은 18억2,700만 달러(약 2조3,1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7%, 15.8% 증가한 것이다. 다만 매출은 앞서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83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가입자 수는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세계적으로 589만 명이 새로 가입했는데, 그중 미국·캐나다의 신규 가입자는 약 120만 명으로 2021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분기에 사상 첫 가입자 감소를 목격한 뒤 올해 5월 미국 등 100여 개국에서 한데 거주하지 않는 사람들끼리는 계정을 공유할 수 없도록 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2분기 가입자 폭증은 이 같은 정책 시행에 따라 계정 공유를 할 수 없게 돼 새로 가입한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측은 하반기에도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 점쳤다. 넷플릭스는 이를 위해 이날 광고 없는 요금제 가운데 가장 저렴했던 월 9.99달러짜리 요금제를 미국 등에서 폐지했다. 광고를 봐야 하는 6.99달러짜리 요금제나, 광고는 안 붙지만 더 비싼 15.49달러짜리 요금제를 고르도록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다음 분기 신규 가입자 역시 600만 명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했다. 5월 시작된 미국 작가조합 파업에 이어 이달 배우조합까지 동반 파업에 돌입하면서 콘텐츠 제작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결과적으로 넷플릭스엔 별다른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테크업계에서는 다른 OTT 업체들과 비교해 넷플릭스는 파업의 영향권에서 떨어져 있다고 본다. OTT를 가장 먼저 시작한 만큼 이미 보유한 콘텐츠가 많은 데다 미국 외 지역에서 제작되는 콘텐츠의 비중이 비교적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제작이 멈춰도 다른 나라에서 새 콘텐츠를 계속 공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특히 한국의 덕을 크게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넷플릭스 가입자가 증가세로 돌아서게 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였다. 넷플릭스가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2분기 가입자 증가 요인 중 하나로 한국에서 만든 예능 콘텐츠 '피지컬 100'이 언급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파업은 단기적으로 넷플릭스를 비롯한 제작사들의 콘텐츠 제작을 중단시킴으로써 비용 지출을 낮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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