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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설 때마다 뒤돌아봐" 신림동 칼부림 영상에 시민들 트라우마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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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설 때마다 뒤돌아봐" 신림동 칼부림 영상에 시민들 트라우마 호소

입력
2023.07.23 13:10
수정
2023.07.23 20: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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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부터 검거까지 고스란히 담겨
검거되며 "열심히 살려 했다" 주장
트라우마 넘어 모방범죄 우려도

21일 오후 2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칼부림 사건 범인이 도주하고 있는 장면이 녹화된 골목 폐쇄회로(CC)TV 영상캡처. 독자 제공. 뉴스1

21일 오후 2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칼부림 사건 범인이 도주하고 있는 장면이 녹화된 골목 폐쇄회로(CC)TV 영상캡처. 독자 제공. 뉴스1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이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영상엔 용의자 조모(33)씨의 범행 순간부터 검거 당시의 모습까지 담겨 있다. 일각에선 모방범죄 우려도 제기됐다.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신림동 칼부림'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신림동 칼부림 영상 내려주세요' 등의 글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21일 발생한 신림동 살인사건 영상이 트라우마를 유발한다는 이유다.

영상을 보면 조씨는 한낮 번화가에서 한 상가에서 나온 남성에게 다가가 갑자기 흉기를 휘두른다. 갑자기 공격당한 남성은 누운 채 발로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조씨가 남성의 목 부위를 몇 차례 더 찌르자 피해자가 축 늘어지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다른 영상엔 등 뒤로 칼을 숨기고 태연하게 걷던 조씨가 같은 수법으로 일면식도 없던 3명을 추가 공격하는 장면도 담겼다.

온라인상에선 "갑자기 튀어나와 칼을 휘두르는 사람을 무슨 수로 피하나" "횡단보도에 잠깐 서 있을 때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신림동 거주 주민인데 밖에 나갈 수가 없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인파가 많았던 거리에서 아무 전후 관계없이 그저 마주쳤다는 이유로 처음 본 사람을 잔인하게 찔러 숨지게 한 사실을 감안하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조씨 검거 영상이 또 다른 모방범죄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추가 공개된 조씨 검거영상에선 경찰이 포위망을 좁혀오자 "열심히 살려고 해도 잘 안 되더라"고 말하는 조씨의 음성이 뚜렷하게 들린다. 이 영상에 담긴 조씨는 평범한 인상의 남성이다. 그와 한 건설현장에서 함께 일했다던 한 누리꾼은 조씨의 가정환경에 대해 "도박빚 5,000만 원이 있고 이혼했다고 했었다"고 말을 보탰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빚이 있고 이혼하면 다 이상동기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 건가" "이 사건을 모방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사람들의 또 다른 범죄가 이어질까 걱정된다" 등 우려가 이어졌다. 다만 "도박빚이 5,000만 원이었다면 그렇게 열심히 산 것은 아닌 것 같다" 등 조씨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현재 해당 영상 원본들은 대부분은 삭제되거나 가려졌지만 일부만 모자이크한 영상은 여전히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조씨는 21일 오후 2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상자 3명 중 1명은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내가 불행하게 살기 때문에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차 범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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