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상황실, 7시 58분 '궁평2' 특정해 출동 지령
태블릿 통해 전달, 순찰차는 다른 곳으로… 의문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 112 신고를 받은 충북경찰청 상황실이 ‘궁평2지하차도’를 특정해 출동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동안 경찰은 ‘신고자가 지하차도라고만 해서 궁평2지하차도로로 특정하지 못했다’고 해명해 온 터라,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참사 발생 40여분 전인 오전 7시 58분 112종합상황실에 “미호천교가 넘치려 한다.궁평지하차도 통제가 필요하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미호천교 제방 보강 작업을 하던 공사 감리단장의 다급한 신고였다.
112상황실은 지도상 미호천교와 가까운 ‘궁평2지하차도’를 특정해 출동 지령을 내려 보냈다. 출동지령은 오송파출소 순찰차에 달린 태블릿을 통해 전달됐다. 하지만 순찰차는 오전 8시 8분쯤 궁평1지하차도 입구 쪽인 궁평교차로에 도착해 현장을 통제했다. 이후 다른 곳에서 순찰 활동을 벌이던 순찰차가 궁평2지하차도에 도착한 것은 차량 17대가 모두 수장된 뒤인 오전 9시 1분이었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상황실에서 궁평2지하차도를 찍었는데, 순찰 근무자들이 왜 다른 곳으로 출동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해당 근무자들은 태블릿에서 출동 지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경찰청은 23일 오송파출소 순찰차의 사고 당일 블랙박스 영상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신고를 접수한 순찰차가 오전 7시 4분부터 9시 1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오송 일대를 오가며 교통 통제 등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일 충북 경찰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영상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112신고 처리 과정에서 중대한 과오가 발견되고 총리실에 허위 보고한 혐의로 충북경찰청 소속 경찰관 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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