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표 여름 축제 '태화강대숲납량축제'
일본 제국주의 반인륜 '731부대' 체험 논란
"변명의 여지 없이 사죄… 프로그램 변경"
울산 대표 여름 축제인 ‘태화강대숲납량축제’가 ‘731부대’를 프로그램으로 기획해 논란이 일고 있다. 731부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람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했던 일본의 세균전 부대다. 주최 측은 뒤늦게 프로그램을 삭제했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연극협회 울산광역시지회는 다음달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 간 태화강국가정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제16회 태화강대숲납량축제에서 ‘731부대’ 프로그램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최측 관계자들의 역사의식이 부족하다” “놀이동산 공포의 집 이름을 아우슈비츠(나치 독일이 유태인, 집시, 동성애자 등을 학살하기 위하여 만들었던 강제 수용소)라고 짓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등의 글을 시작으로 협회 홈페이지 게시판까지 항의 글이 쇄도한 데 따른 조치다.
협회 측은 사과문을 통해 “가벼운 소재가 아님에도 731부대를 공포체험 코스로 지정한 점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충격과 분노에 절대적으로 공감하고, 코스는 수정 변경했다”고 밝혔다.
2007년 울산시의 지원으로 시작된 태화강대숲납량축제는 공포체험에 연극까지 덤으로 볼 수 있는 지역 여름 대표 축제로 꼽힌다. 당초 협회는 올해 축제 포스터에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인체실험 및 세균실험과 약물 실험 등이 이루어짐'이라고 소개하며 ’731부대‘ 체험 코스를 홍보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731부대가 웃고 즐길만한 문화인가? 공부 좀 해라” “역사의식은 어디 갔나” “성의 없는 사과문이 더 어처구니 없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한국 역사ㆍ문화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731부대는 중국 하얼빈 일대에 주둔하면서 한국인과 중국인 등 전쟁 포로를 대상으로 해부 실험과 냉동 실험을 자행한 세균전 부대”라며 “역사적 큰 아픔을 호러 체험으로 축제에 삽입했다는 자체가 정말로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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