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가 어제 당정협의회를 열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유아교육∙보육의 통합(유보통합)을 위해 교육부로 관리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연내 보건복지부의 보육 관련 업무와 예산∙인력을 교육부로 넘기는 것을 시작으로 ‘선 중앙, 후 지방’의 단계별 이관을 거쳐 2025년 유보통합을 완성한다는 로드맵이다. 유보통합의 큰 걸림돌이던 부처 간 높은 장벽을 제거한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다.
대상 연령이 겹치고 제공 서비스는 비슷하지만 유치원(3~5세)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교육기관이고 어린이집(0~5세)은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설치된 보육시설이다. 어떤 기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교육과 돌봄 격차가 상당하다. 전형적인 공급자 마인드 정책이다. 학부모나 아이 입장에서 보육이냐 교육이냐의 이분법적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수두룩하다. 가장 민감한 사안이 교사 양성 체계와 처우 통합이다. 김영삼 정부를 시작으로 과거 정부마다 시도했던 유보통합이 번번이 좌절된 가장 큰 원인이다.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 이상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반면,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이수제만으로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 급여도 많게는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혹독한 관문을 뚫었는데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없다는 유치원 교사들의 저항이 크다.
재원 확보도 관건이다. 올해 영유아 보육∙교육 예산이 15조6,000억 원인데 유보통합 후에는 매년 2조 원 넘는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설이나 회계 기준 통일 작업도 만만찮은 일이다.
이런 난제의 해법은 뒤로 미룬 채 관리 일원화부터 나선 것은 속도를 내기 위함이겠지만 향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이전 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이해당사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세밀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한 관리체계 통합이 아니라, 교육과 보육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교육 불평등을 줄이는 데 목표를 둬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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