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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놓치지 않으려 다른 회사 제품도 열심히 고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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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놓치지 않으려 다른 회사 제품도 열심히 고쳤죠"

입력
2023.07.31 13: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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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지역 지원 나선 LG전자 매니저들
"밝아지는 표정, 출장 접수 100% 완수에 보람 느껴"

충북 괴산군에 마련된 LG전자 현장 수해 지원 서비스센터에서 작업을 마친 LG전자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충북 괴산군에 마련된 LG전자 현장 수해 지원 서비스센터에서 작업을 마친 LG전자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사실 (충북 청주시) 오송에서 일주일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전북) 익산시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내가 아무리 힘들다 한들 이재민 분들만 하겠습니까."

대전에서 일하는 LG전자 서비스 매니저 정승호 책임은 16~28일 2주 동안 수해복구 자원봉사 현장에 있었다. 28일 LG전자 매니저를 대표해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그는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오송읍의 수해 서비스 거점에서 1주일을 보냈고, 이어진 2주 차에는 익산으로 향했다. 일손이 달린다는 소식에 일주일 동안 수해 현장에서 만난, 막막한 이재민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LG전자와 삼성전자, 위니아 등 가전 3개 회사는 2021년 행정안전부와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자연재난 때 피해 지역 가전제품을 무상 점검·수리하고 있다. TV의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전자회로, 세탁기·에어컨의 모터 등 핵심 부품은 교체할 때 비용이 들지만 최대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이번 집중호우에도 가전 업체들은 피해를 입은 지역은 물론 주변에서 기술자들을 빠르게 보냈다.

이런 긴박한 수리 작업 중에는 어느 회사 제품이랄 게 없다. 3개사 말고도 현장에 지원 인력을 보내기 어려운 중소 제조사의 제품에도 손을 댈 때가 많다. 정 책임은 "가전제품도 골든타임을 놓치면 세척하는 게 의미가 없다"면서 "가전인 이상 기본 구동 원리는 같기 때문에 회사 따지지 않는다는 사정을 설명하고 봐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니저들은 이미 여러 차례 재난 자원봉사를 경험했지만 이번 수해는 유달리 피해가 컸다고 전했다. 복구에 드는 시간도 길었고 작업의 난이도도 높았다. 정 책임은 "농막에 가면 에어컨이나 냉장고를 여러 대 두고 있는 곳이 많았다"면서 "제품에 젖은 흙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 뜯어서 깨끗이 닦아내고 말려서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시간은 흘러 서비스센터를 찾는 사람도 줄었고 뿌듯함과 보람은 늘었다. "찾아가서 가전제품을 수리했을 때 주민들의 표정이 조금씩 풀리는 것을 보고 해결이 돼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그는 "출장 접수도 끝까지 100% 다 마무리를 했기에 이젠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LG전자는 28일을 끝으로 가전 수리 지원을 마무리 짓고 임시 서비스센터를 철수했다. 서비스 매니저 총 237명이 자원봉사에 나서 총 850건을 세척·수리했다고 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혹시나 남아 있을 침수 가전에 대해 "그대로 말려 사용하면 오물이 말라붙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에게 수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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