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7월 수출입동향 발표
수출 10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에도 수입 줄어 흑자
유가 하락해 수입액 지난해 동기 대비 25% 줄어
15개월 만에 부진을 떨치고 6월 흑자 전환에 성공한 우리나라 무역이 7월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유가 하락 등으로 수입액이 큰 폭으로 줄어 이윤을 남긴 '불황형 흑자'여서 수출을 늘리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0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10개월째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3년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16.5% 감소한 503억3,000만 달러, 수입은 25.4% 감소한 48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16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자동차(15%)와 일반기계(3%), 가전(3%)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역대 7월 중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일반 기계는 글로벌 설비 투자 확대에 따라 4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 플러스를 보였다. 하지만 반도체(-34%)와 석유제품(-42%), 석유화학(-25%), 철강(-10%) 등은 단가 하락을 겪으며 전년 대비 수출액이 크게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아세안은 물론 그동안 강세를 보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정부가 꼽은 '6대 주요 수출 지역' 실적이 모두 감소했다. 그나마 대중국 무역수지가 12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3월 27억1,000만 달러에서 적자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수출 반등까지 기업 버티도록 정부 지원 집중해야
7월 무역수지를 두고 "건강한 흑자는 아니다"(류성원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전략팀장)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는 수입액이 늘어야 수출도 증가하는데 지난달에는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줄어 이윤을 남겼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석유제품·석유화학 등의 단가가 하락하며 우리나라 수출은 10개월째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류 팀장은 "석유제품 단가가 내려간 것은 유가하락뿐만 아니라 중국이 기술을 크게 따라잡으며 비용을 낮춘 면도 있다"고 말했다. 석유제품 단가 하락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반도체는 2분기 감산 조치에도 지난해 7월 이후 지난달까지 단가가 계속 떨어졌다.
무역 흑자를 가능하게 한 건 전년 대비 수입액이 25.4%로 눈에 띄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특히 유가가 안정을 되찾으며 전년 대비 에너지 수입액이 절반으로 줄었다(97억5,000만 달러). 에너지를 뺀 수입액은 반도체, 철강제품, 반도체 장비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16.8% 줄어든 39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줄어든 '주요 품목'들이 수출 주력 제품들의 원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 감소가 다시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부는 이날 "2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며 "이를 위해 첨단 산업과 주력 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을 지속 수립해 왔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7월 불황형 흑자가 반도체 업황 불황과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수출이 성장세를 이룰 때까지 우리 기업들이 버틸 수 있도록 정부가 금융 지원, 인력 지원 방안을 두껍게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