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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든 뉴진스… 광고 넣은 아이돌 뮤비는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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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든 뉴진스… 광고 넣은 아이돌 뮤비는 진화 중

입력
2023.08.02 14:30
수정
2023.08.02 14:3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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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4 프로로 촬영한 뉴진스 'ETA' 뮤비 화제
콘텐츠와 광고의 협업 익숙한 세대에 거부감 적어

지난달 21일 공개된 뉴진스의 신곡 뮤직비디오 'ETA' 장면 일부. 친구의 남자친구가 바람피우는 것을 목격한다는 설정하에, 멤버들이 아이폰 14 프로를 사용하는 장면들이 다수 나온다. 'ETA' 뮤직비디오 캡처

지난달 21일 공개된 뉴진스의 신곡 뮤직비디오 'ETA' 장면 일부. 친구의 남자친구가 바람피우는 것을 목격한다는 설정하에, 멤버들이 아이폰 14 프로를 사용하는 장면들이 다수 나온다. 'ETA' 뮤직비디오 캡처

'Shot on iPhone 14 Pro.'

그룹 뉴진스의 트리플 타이틀곡 중 하나인 신곡 ‘ETA’ 뮤직비디오가 시작하자마자 등장하는 첫 문구다. 이 문구처럼 ‘ETA’ 뮤직비디오는 전 장면이 애플의 신작인 아이폰 14 프로로 촬영됐다. K팝 아이돌과 애플이 협업한 첫 사례다. 노골적인 상품 광고지만 거부감보다는 영상 연출이 참신하다는 호평이 압도적이다. 주 소비층이 상품 광고와 콘텐츠의 협업이 익숙해진 1020세대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니모션부터 ETA까지… 광고와 함께해 온 뮤비

래퍼 박재범이 지난해 8월 발매한 곡 '바이트' 뮤직비디오. 애플 기기들을 활용해 디자인한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인상적이다. '바이트' 뮤직비디오 캡처

래퍼 박재범이 지난해 8월 발매한 곡 '바이트' 뮤직비디오. 애플 기기들을 활용해 디자인한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인상적이다. '바이트' 뮤직비디오 캡처

상품 광고와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협업해 온 역사는 길다. 그 시초로는 당대 최고 스타 이효리가 2005년 삼성전자와 협업해 탄생한 ‘애니모션’ 뮤직비디오가 꼽힌다. 단편 영화 수준의 연출, 가수를 꿈꾸는 소녀의 역경을 다룬 탄탄한 줄거리, 트렌디한 노래 등 삼박자가 어우러져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된다. 뮤직비디오 형식을 따온 광고는 최근까지도 활발히 선을 보였다. 2015년 그룹 아이콘은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광고 모델로 나서면서 뮤직비디오 형태의 광고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도 뉴진스는 코카콜라 모델로서 ‘제로’ 뮤직비디오를 선보였고, 아이브는 펩시 모델로 ‘아이 원트’를 공개했다. 다만 이는 모두 상품 홍보를 위해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별도로 제작한 것으로 ‘광고용 콘텐츠’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아티스트들이 정식 활동곡 뮤직비디오를 아예 상품 광고로 선보이는 새로운 흐름이 감지된다. 뉴진스 ‘ETA’ 뮤직비디오에는 멤버들이 아이폰 14 프로로 촬영·통화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다만 각 장면은 친구의 애인이 바람피운다는 사실을 친구에게 일러준다는 ‘ETA’의 가사 내용을 반영했다. 친구의 애인을 발견하고 현장을 사진으로 찍는 장면, 친구에게 전화와 영상통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해 주는 장면 등이다. 광고가 신곡의 정체성을 해치는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연출을 극대화하는 장치가 된 것이다. 뉴진스에 앞서 지난해 8월 래퍼 박재범이 발표한 ‘바이트’ 뮤직비디오 역시 애플과의 협업물. ‘바이트’ 뮤직비디오에서 화려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선보였는데 애니메이션 작업부터 기본 편집까지 상당 부분 아이패드와 애플펜슬로 이뤄졌다.

현재 문화 콘텐츠의 주 소비층인 1020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유튜브 등을 통해 광고와 콘텐츠가 혼합된 방식에 자주 노출돼왔다. 앞으로 광고가 포함된 뮤직비디오 생성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문화 콘텐츠와 광고 영역이 철저히 분리돼 있던 이전에는 광고가 콘텐츠에 등장하는 순간 콘텐츠 본질이 훼손된다는 인식이 강했다”며 “반면 유튜브 등을 통해 유료광고·중간광고와 콘텐츠가 어우러지는 것을 자주 접해 온 1020세대에게는 이를 향유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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