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문 달린 취수설비 공간서 발견
수심 40㎝ 낮지만 수압에 팔 못빼
경북 울릉군이 운영하는 물놀이장에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취수구에 팔이 끼여 얕은 물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났다.
2일 울릉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8분쯤 어린이 물놀이 시설인 북면 현포리 해수풀장에서 A(12)군이 시설 취수구에 팔이 낀 채 물에 빠져 있는 것을 지인들이 발견해 119로 신고했다. A군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A군이 발견된 곳은 풀장 내 미끄럼틀 아래 설치된 취수설비 공간인데, 성인 한 명이 웅크리고 들어가야 할 만한 크기의 작은 문이 달려 있다. 하지만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이 설비는 물을 끌어 올려 해수풀장 미끄럼틀의 꼭대기에 달려 있는 대형 양동이를 채우도록 돼 있다. 양동이가 무거워지면 아래로 물폭탄이 쏟아지는 장치다.
A군은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던 중, 미끄럼틀 아래 취수설비 공간에서 물을 빨아들이는 취수구에 팔이 끼면서 얕은 물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당시 A군은 팔이 접힌 채로 겨드랑이 부분까지 취수구에 끼인 채 물 속에 잠겨 있었다. 취수구의 넓이는 지름 13~15cm 크기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해수풀장은 수심이 40㎝정도로 얕지만, 취수구에서 물을 빨아들이는 수압이 강해 A군이 미처 팔을 빼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 출동한 119대원들도 곧바로 A군의 팔을 빼지 못해, 소방펌프로 풀장 물을 어느 정도 빼낸 뒤 심폐소생술을 하며 A군을 꺼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목격한 한 주민은 “소방대원들이 오기 전에 주민 몇 명이 A군을 빼내려고 했지만 팔이 너무 꽉 끼여 있었다”며 “전기시설을 중단시켰는데도 빠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해수풀장을 관리하는 울릉군을 상대로 취수구 문을 제대로 관리·통제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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