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김영섭 전 LG CNS 사장 후보로
8월 말 주주총회 승인 거쳐 정식 선임 예정
KT의 다음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자로 김영섭(64) 전 LG CNS 사장이 뽑혔다. 그는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얻으면 정식 대표가 된다. 새 CEO를 놓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사 안팎에서 이어지던 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T 이사회는 4일 김 전 사장을 다음 CEO 후보로 정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4년 럭키금성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했고 LG CNS와 LG유플러스를 거쳐 2015년부터 LG CNS 대표를 맡았다가 지난해 퇴임했다.
이사회는 이날 김 전 사장이 재무 전문가로 통하지만 시스템통합(SI) 업체인 LG CNS를 오랫동안 이끈 만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를 내놨다. 윤종수 의장은 "ICT 기업 CEO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 역량과 본질에 기반한 성장을 도모했다"며 "변화와 혁신을 이끌 수 있는 경영 체계 정착 및 기업 문화 개선 의지가 뛰어나 KT 미래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8월 말 임시 주총서 60% 넘는 지지 얻어야
KT는 그동안 각종 논란 속에 CEO 선정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KT 사장 등이 차기 CEO 후보로 뽑혔지만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여권에서 강하게 사퇴를 압박한 뒤 스스로 물러났다.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가 1명만 남고 사퇴하면서 혼란이 더욱 커졌다. 이후 다섯 달 동안 KT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비상경영체제를 이어왔다. 외부 전문가를 들여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벌인 끝에 6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새 사외이사를 뽑았고 7월엔 새 CEO 후보 선정 절차를 진행했다.
회사가 경영 공백 상태에 머무르는 동안 실적은 나빠졌고 주가도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줄었고 주가는 연초 대비 약 10% 떨어져 3만 원대에 머물렀다. 중대한 결정은 대부분 새 CEO 선출 이후로 미뤄졌는데 검찰은 전·현직 임원을 겨냥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수사 중이다. KT 안팎에선 "더 이상 경영 공백을 끌고 간다면 회사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온 이유다.
김 후보로선 이달 말 주주총회에 앞서 주주를 설득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대표 후보들이 연이어 낙마하면서 '낙하산 CEO'에 대한 걱정이 컸는데 KT가 선임 정당성 강화를 위해 특별결의를 도입해 주총에 출석한 지분의 60% 이상과 전체 지분 2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대표에 뽑힐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임시 주총까지 8월 한 달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KT의 CEO 선출 과정에 정치권 개입을 반대하며 소액주주 커뮤니티를 이끌어 온 배창식씨는 "새 후보가 정치권과 직접적 연관이 없고 지난해까지 현직으로 활동했다는 점 등을 평가하는 의견과 젊은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엇갈린다"고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김 후보를 향해 "개인 소액주주들이 결집하면 주총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며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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