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1 앨커트래즈의 이면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만의 바위섬 앨커트래즈(Alcatraz)가 미 연방교도소로 활용된 것은 1934년부터다. 가석방 가능성이 희박한 중범죄자 가운데 탈옥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 자들을 위한 특수교정시설. 연방정부는 본토 해안과 불과 2km 남짓 거리지만 차갑고 빠른 해류가 천혜의 해자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앨커트래즈는 1860년대 이래 군 교도소로 활용돼 별도의 시설투자가 필요 없었다. 1934년 8월 11일 첫 수감자를 받은 이래, 8월 말 애틀랜타 연방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가, 9월 “머신 건” 조지 켈리가 앨커트래즈로 이감됐다.
앨커트래즈의 ‘악명’은 설립 취지와 초기 수감자들의 면면, 몇몇 영화 등을 통해 과장된 면이 있다고 한다. 다른 연방교도소에 비해 규율이 엄격했던 건 사실이었다. 수감자 개개인의 특권이 철저히 통제돼, 다른 곳에서 황제처럼 지내던 알 카포네도 일개 죄수로서 구타-살해 위협에 시달렸고, 재소자 록밴드에 들려고 오디션까지 봐야 했다. 초대 교도소장 제임스 존스는 ‘절대 침묵’ 규율을 세워 운동-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재소자 간 대화를 일절 금지했다.
대신 앨커트래즈는 다른 곳에 비해 식사의 질이 좋았고, 24시간 의사가 상주하며 최대 330여 명의 건강을 관리했고, 1만5,000여 권 장서의 도서관을 운영했다. 재소자들은 모두 독방에서 지냈고 흡연자에겐 매주 3갑의 담배가 제공됐다. 히스토리채널은 그런 이점들 때문에 앨커트래즈를 선호한 중범죄자들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들에게 앨커트래즈는 캘리포니아만의 멋진 뷰와 양질의 식사, 절대 침묵의 정숙, 일과 외 시간의 프라이버시를 보장받는 특혜 공간이었다.
앨커트래스는 1963년 지나친 운영비 부담 때문에 폐쇄됐다. 그사이 1,545명이 수감됐고, 36명이 14차례 탈옥을 시도했지만 확인된 바 성공한 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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