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방향 틀어 한반도 방향으로 북상
무더위로 이번 주 전력수요 최고조 예상
정부, 태풍·폭염 상황에서 전력수급 관리 만전
역대급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여름철 중 최대치를 기록하자마자 태풍 소식까지 겹치면서 전력당국이 비상관리체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정부는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 내륙을 관통할 것이라는 기상청 예측에 따라 송전선로, 변전소 등 주요 전력 설비와 관제 시스템을 살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기상 악화로 호남 태양광 발전 ↓…전력수요 '최대치'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7일) 전력수요가 93.6기가와트(GW)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오후도 93.1GW의 높은 전력수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최대 전력 공급능력은 104.4GW, 피크 시간대 공급예비력은 11.3GW를 유지해 전력수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경보 기준 예비력이 4.5GW 미만이 되면 '관심' 단계에 들어간다.
전날 전력수요가 당초 예상했던 92.9GW를 넘어선 이유는 호남에 오후부터 내린 비 때문이다. 오후 시간대 태양광이 밀집한 호남에 예기치 못하게 비가 쏟아지면서 맑은 날 34%까지 오르는 호남지역 태양광 이용률이 2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비가 오지 않았던 오후 2, 3시쯤 전국 태양광 발전량이 14GW였지만 비가 왔던 4, 5시쯤은 절반 수준인 7GW로 떨어졌다"며 "어제 유난히 전기를 많이 썼다기보다는 기상 악화로 인해 줄어든 태양광 발전량이 전력수요 증가로 이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폭염이 이어지는 와중에 태풍 카눈이 한반도 북쪽을 향해 올라오며 전력수급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오키나와 북동쪽 바다에 머물러 있던 카눈은 9일부터 한반도 전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이 내려가면 냉방 수요 감소로 전체 전력 수요도 줄어들지만 남부지방 구름으로 인한 태양광 발전 부진, 태풍 진로 변경에 따른 기상 변화에 따라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강풍으로 송전선로가 고장 나면 전력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정전이 발생하지 않게 운영 계획을 짤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향하는 '카눈'…침수 및 강풍 피해 대비 지시
산업부는 태풍에 대비한 비상관리체제를 유지하며 대비하고 있다. 국내 송·변전 설비 관리를 맡은 한국전력과 국내 전력생산을 맡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한전 산하 5개 발전사는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 중이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 또한 이날 오전 경기 의왕시 전력거래소 경인관제센터를 찾아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한편 태풍 영향권에 드는 영남 지역 주요 발전 및 송·변전시설 근무자에게 전화해 사전 점검을 당부했다. 강 차관은 "예비력 하락, 설비 불시 고장 등 상황이 발생하면 준비된 매뉴얼에 따라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며 "전력수요 피크가 지속되고 태풍 예보도 있는 만큼 여름철 대책 기간 끝까지 면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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